아! 정릉의 눈물

그래서 이렇게 비가 오는구나!

by 써니톰

비가 오면서 더위가 한풀 꺾이고 있다.

새벽에는 좀 추워지고 있다.

마냥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여름도 이제

시간 앞에 고개를 숙일 것이다.


오늘은 정릉에 가보자. 서울에 살면 누구나 아는

이름.. 그런데 가봤느냐고 물으면 고개를 흔든다.


4호선 성신여대 5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근처 서울시내 저평가 아파트 중 하나인 한신한진

아파트를 들어가 보려 했다. 언덕길을 오르니

비가 억수로 퍼붓는다. 소낙비이다.

언덕에 빗물로 작은 물결을 이룬다.

이 아파트 34동 4,509세대 대단지이다.

흔히 말하는 2~3억이면 갭투자로 사놓을 수 있는,

관심 있게 바라보는 지역이다.

역시 언덕이 문제이다.


정릉입구를 찾는다는 것이 정수초등학교로

방향을 잘못 잡아 정릉 뒷산을 산책하는 꼴이

되었다.

멀어야 얼마 되겠나. 산을 돌아오니 골프연습장이

보이고, 군부대 초소 입구도 보인다.

북악산 팔각정 가는 삼거리를 지나 결국 정릉 뒷산을

한 바퀴 돌았다. 낯선 주택가로 접어들어 지름길로

오니 정릉 매표소가 보인다.


정릉은 태조 이성계의 경처(京妻)인 신덕왕후의 릉이

있다.

태조 이성계와 신덕왕후는 후계자인 세자로 친자인

방석(芳碩)을 내정하자, 정안군 방원(태종)은

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켜 정권을 탈취하였다.

1396년 왕후는 후계자 갈등으로 사망한다.


원래 중구 정동에 있던 묘를 이곳에 옮겨 선덕왕후

강 씨를 후궁으로 강등시켜 묘로 격하했으나 200년 후

현종 때 왕비로 복위시켜 황후의 능으로 복원되었다.


정릉에 혼자 누워있는 신덕왕후의 눈물인가.

하루 종일 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동구릉에 홀로 누워있는 태조 이성계를 바라보며

그리움 그대로 누워있다.

후계자 권력욕에서 밀려나면 죽음이다.

두 왕자를 먼저 보내고 화병에 죽었을 것이다.

혁명의 승자는 영웅이고 패자는 역적이고

패가망신이다.

역사는 승자만의 기록이다.


정릉 뒤편 산책길도 좋은데 들어가는 진입로

확보와 울타리 철조망의 잡풀 제거에도 성북구민의

협조가 필요하다. 지역민이라고 성북구민은 입장료

50% 할인이다. 얼마 안 되지만 혜택을 받은 만큼

울타리, 골목길 청결에 신경 써 주길 빌어본다.


언덕 고바위가 많은 동네. 정릉동, 돈암동

숲이 많아 공기가 청결하다.

서울의 허파로서, 문화유산 왕릉을 갖는 것으로

살기 좋은 동네를 기원한다.


말로만 하던 정릉, 오늘에야 가는 데.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스멀스멀 자욱한 안개가 숲 속에서 기어 나온다.

신덕왕후, 정릉에서 나오는

슬픈 영혼의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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