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말하지 않은 하루

명상록#2

by 엘앤에프


오늘 명상을 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참음’이었다.


불편함이 있었고,
그 불편함을 애써 누르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나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루를 돌아보니
오늘도 분위기를 지키기 위해
여러 번 침묵을 선택했다.


말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고,
쉬고 싶다는 신호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보다 먼저 떠오른 건
‘괜히 분위기를 망치지 말자’는 마음이었다.


그 과정에서
이런 생각도 스쳤다.
‘책임을 지는 건 나인데.’
‘여기에서 꼭 이렇게 해야 했을까.’


그 말들은 불평이라기보다
내 자리가 조금 흐려졌다는 감각에 가까웠다.


사실 그 순간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편하게 하시고 싶은 것을 하세요.”
관계를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나를 지키는 말.


하지만 오늘의 나는
이해심 많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 말을 꺼내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쉬고 싶은 하루였고,
내가 불편해하고 있다는 걸
다른 사람들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나는 또 한 번
‘좋은 사람’ 쪽을 선택했다.


명상을 하며 돌아보니
오늘 말하지 않은 순간들이 유독 많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게 됐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건
분위기였을까,
아니면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나였을까.


그 질문 끝에서
이 문장이 남았다.


불편함을 느껴도 괜찮다.


이해심을 타인에게만 쓰지 않아도 되고,
오늘은 조금 지쳐 있었다는 사실도
이해받아도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말까지.


불편함도 괜찮아.


너 스스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줘도 괜찮아.


오늘은
감정을 정리한 하루가 아니라
감정을 허락한 하루로
이렇게 남겨둔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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