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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Mar 17. 2023

우리가 처음 만났던 '초봄'이 다가온다.


어느덧 벚꽃에 꽃망울이 피기 시작하는 초봄이 다가왔다.


매년 이때 즈음에, 우리 두 사람이 만났던 시절이 떠오른다. 


낮에는 따듯하고,  아침저녁에는 선선했던... 추운 겨울로 향해가는 가을인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봄인지 모르겠는,  아리송한 날씨. 


마치, 우리가 추운 겨울을 바라보고 시작하는 관계가 될지, 아니면 따듯한 여름과 함께하는 사이가 될지, 정말 많이 고민했던 것처럼. 



며칠 전, 신랑이 자동차 사고를 겪었다. 


날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며, 전화통화도 상황정리가 다 되고 나서야 했던 그.


물론, 상황정리가 다 됐다고 해도, 나는 정말 미친 듯이 무서웠고 걱정되었다. 많이 다친 건 아닌지... 정말 괜찮은 건지. 너무나도 옆에 있어주고 싶었다. 다행히 그는 병원으로 가는 중이었고, 몸에 크게 이상이 있진 않았다. 정말 십년감수했다는 말이 이럴 때 쓰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 순간에는, 각자 일터에서 있었기에, 내가 당장 그에게로 간다고 해도, 차로 무려 1시간 반이나 가야 했던 상황... 곧 퇴근할 때까지 직장에 있을 수밖에 없던 게 정말 원망스러웠다.


내가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건, 만약 더 큰 자동차 사고였었다면, 전날 그를 봤던 게 마지막일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워낙 아침에 일찍 출근해야 해서, 보통 아침에는 신랑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나가기 때문에, 그렇게 아주 긴 이별을 겪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었다.


그 생각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최근에 나도 이런저런 힘든 일들이 있었어서, 신랑을 힘들게 했었는데... 모진 말도 하고, 괜히 분풀이도 하고... 내가 했던 모든 말들과, 표정들이 떠올라서... 너무 후회되고 미안했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그와 함께하는 매 순간들이... 앞으로는 더 소중할 것 같다. 소중해야만 한다. 절대로 후회할만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만약 그런 일이 있더라도, 바로바로 서로 사과하고 용서해서 빨리 풀어야 한다. 


나의 배우자만큼이나 나를 사랑하고, 아끼고, 잘 아는 사람이, 사실 또 어디 있을까?




평소에 신랑이 나에게 잘해주는 말이 있는데, 가끔가다 너무 미운 사람이 있을 때, 그 사람이 죽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도 미울 것 같은지 생각해 보라고 했다. 


물론 굉장히 극단적인 상상이긴 하지만, 내가 감정을 추스르고 상대방을 용서해 줄 수 있기 위해 매우 좋은 방법이다.


결혼생활에서도, 가정 내에서도 생각해 볼 만한 상상인 것 같다. 


우리가 가끔가다 우리의 배우자를 '왠수'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물론 우리 부모님 시대에 더 그러신 거 같지만...ㅎㅎ)


정말 그 사람은 나에게 그런 존재인 건지... 아니면 나의 생활 때문에, 현실 때문에, 그 순간의 감정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해 그런 느낌이 드는 건지... 생각해 볼 만하다.



곁에 있을 때 더 잘하자. 


더 많이 사랑하자.


사소한 잘못들은 용서해 주자.


정말 아끼고, 존경하고, 새로운 추억들 많이 만들자.  


벌써 2023년도 1/4이 흐른 뒤에야 스스로 다짐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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