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지난주부터 콜록콜록 기침을 계속했었는데 병원에 오니 의사 선생님이 '폐렴'이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항상 기침을 많이 해서 기침 박사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아니었어요.
"엄마 기침보다 훨씬 적게 하길래 가벼운 감기인 줄 알았는데... 엄마가 병을 키운 것 같네. 미안해 둥아."
사실은 지난주에 학교 앞에서 엄마 몰래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거든요. 도현이랑, 지아랑, 유담이랑... 세 번이 나요! 그것 때문에 기침을 한 것 같은데 엄마가 모르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엑스레이도 찍었고, 입원을 위해 코로나 검사도 받았습니다.
간호사 선생님이 콧속에 면봉을 넣었어요.
생각보다 제 콧구멍이 깊은지 쑥~ 계속, 자꾸만 들어가서 아팠습니다.
'악!' 하며, 소리쳤지만 울지는 않았습니다.
울지 않아서 착하다고 간호사 선생님께 비타민 사탕도 받았습니다.
엄마도 코로나 검사를 받고 병원에서 입을 옷을 받은 후 입원하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생각보다 병원에서 살게 될 우리 방이 너무 좋았어요.
우리 집에는 내방이 없는데, 나만의 방이 생긴 것 같아서 행복했습니다.
벽에 커다란 고래가 그려져 있었어요. 엄마와 난 이 방을 '고래 방'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엄마는 1인실 병실에 처음 있어 본다고 무척 좋아하셨어요.
이게 웬일이라며, 저녁을 먹자마자 샤워도 했어요. 엄마가 나를 낳았을 때는 돈이 없어서 4명이 같이 쓰는 방에 지냈었는데 많이 불편하셨데요. 작년에는 아빠가 발목을 다쳐서 입원하셨는데 그때도 3명이 같이 쓰는 방에서 주무셨데요. 엄마가 제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게 다행이라며, 우리 집이 조금씩 부자가 되는 게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먹돌이인 저랑 엄마는 병원에서 주는 밥도 너무 맛있다고 남기지 않고 다 먹었어요. 엄마는 밥도 알아서 주고 설거지 안 해도 된다고 또 좋다고 하셨어요. 과자를 못 먹는 것 빼곤 다 좋았어요.
어제까지는요...
이상하게 하루가 지나자 주사 바늘이 꽂혀 있는 왼쪽 손목이 끊어질 듯 아팠어요. 항생제를 맞으면 잠이 더 오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친구를 못 만나서 너무 심심했어요.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병실에 들어 올 수가 없데요. 그래서 나를 가장 예뻐해 주는 할아버지도 볼 수 없어요. 밤에 잘 때도 우리 집 침대가 아니라 불편했어요. 침대가 좁아서 엄마와 안고 잘 수도 없어요. 옆 방 아기가 울어서 시끄럽기도 했어요.
"엄마, 나 빨리 집에 가고 싶어."
"그래, 우리 둥이 빨리 낳자! 엄마한테 옮겨서라도 빨리 낳으면 좋겠네."
"어떻게 하면 엄마한테 옮길 수 있어?"
"엄마랑 뽀뽀 많~이 하고 계속 같이 있으면 돼"
"아~ 엄마 그럼 나 안아줘!"
"그래~ 엄만, 둥이 안고 자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아~"
"엄마."
"응?"
"엄마가 병에 걸렸으면 좋겠어. 그럼 내 병이 없어지는 거니까 집에 갈 수 있잖아!"
"그런데 엄마가 병에 걸리면, 둥이랑 또 헤어져 있어야 되는데, 그래도 괜찮아?"
"아빠도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계셔서 그건 참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데 주삿바늘은 당장 빼고 싶어."
엄마는 잠시 가만히 계시더니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엄마가 둥이 병 다 갖고 갈게! 엄마 꼭 안고 자면 옮길 수 있을 거야."
"응... 엄마가 병에 걸리면 좋겠.. 어... 엄마 나 졸려, 잘게~"
"그래, 잘 자라 아가야~"
엄마랑 저는 밤새 꼭 안고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엄마가 천식 호흡기를 하고 계셨어요.
엄마의 기침이 더 심해졌어요. 저는 곧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