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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진 Jun 27. 2021

쉿! 비밀연애 중입니다.

운동하는 시간이 기다려는 나만의 비밀!

적당한 직업, 적당한 결혼생활... 잘 살고 있음에도 괜히 재미없고 우울한 나!ㅋ

이런 내가 두 번째 사춘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즐겁게 살고 싶다!', '뭔가 달라지고 싶다!'는 것이었다. 


'안정된 만큼, 활력 없는 삶!'에서 조금의 활력과 열정을 찾고 싶었다.


'정회도' 작가님은 자신의 저서 '운의 알고리즘'에서  <자신의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하고 있다.

 1. 집, 직장 등 머무르고 있는 터를 바꿔 운명을 바꾼다.

   - 직접 이동이 어려우면 청소를 깨끗하게 하는 것도 좋다. 

     또한, 같은 공간이라도 더 나은 명당을 찾아 책상이나 침대 위치를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나를 힘들게 하는 인연으로부터 벗어난다

   - '이별, 이혼, 이직' 등이 있다. 슬프지만 필요하면 끊어야 된다.

 3. 누에고치를 벗고 화려한 나비가 된다.

   - 다이어트, 성형수술, 옷을 바꿔서 자신의 외면을 바꾼다. 외면의 변화는 자존감을 상승시킨다.

     겉모습이 멋지고 예뻐지면 새롭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늘어난다. 

 4. 새로운 도전을 해 본다.

   - 한 사람의 영혼에는 수백, 수천 가지의 삶이 저장돼 있다. 수많은 삶, 내 영혼의 데이터를 깨우는      

     방법은 새로운 도전밖에 없다. 영혼의 스위치를 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이 중, 

돈이 많이 들고, 삶의 많은 부분이 변화될 것 같아 두려운 1번은 제외!

뜨뜻미지근하지만 아직은 남편을 사랑하므로 2번도 제외!(아들을 사랑하니깐 남편도 사랑하는 것으로!)


이렇게 해 듣기만 해도 설레고 멋진 3번과 4번을 실천해 보기로 했다. 

나의 두 번째 사춘기 목표와 딱! 맞아떨어졌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답답한 누에고치를 벗고 화려한 나비로 다시 태어난다!!


글에서 여러 번 밝힌 바 있듯이, 나는 똥똥하다. ('뚱뚱'이란 말은 쓰고 싶지 않아요 ㅠㅠ)


https://brunch.co.kr/@lovebero/95

장애인으로 태어난 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내 몸을 이렇게까지 방치해 둔 건 내 잘못이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나'를 왜 이렇게 홀대했을까?

미사여구를 다 버리고, 직접적으로 내 꿈을 적어본다. 

날씬 해 지고 싶다! 남들에게 '예쁘단'말을 나도 들어보고 싶다. 아들에게 '예쁜 엄마'로 불리고 싶다!!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기로 결심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내 몸의 가성비는' 0'이다.

엄마는 재활을 목적으로 내게 초등학생 때부터 수영을 가르쳤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집에서 한 시간 반이 넘는 곳에 있는 수영장에서 개인 레슨을 받은 후 다시 우리 동네로 왔다. 그리고 수지침을 맞고서야 등교를 했다. 그리고 낮에는 태권도 학원도 다녔다. 중학생이 된 후엔 학업으로 수영장을 매일 다닐 수 없었지만, 방학 때마다 꾸준히 배웠다. 그래서 나의 수영경력은 10년이 넘는다. 하지만 남들이 보면 '어디서 두 달 정도 배운' 실력이다. 태권도도 마찬가지다 ㅠㅠ


어떤 운동을 하든, 늘 못했던 나였기에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종목을 고를 때 고심이 많았다. 

고심 끝에 '대기구 필라테스'를 배우기로 했다.(지금 생각하면 뭘 몰랐다.) 

그리고 '다이어트 한약'도 6개월분을 한 번에 결재했다. '독하게'하는 것엔 자신이 있었으니깐! 


'21년 3월! 다이어트 시작 3개월이 지난 후 내 몸무게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ㅠㅠ

우선, 필라테스! 필라테스는 꽤 훌륭한 운동이었다. 어떤 동작은 헬스보다도 더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움직이게 했다. 50분의 수업시간이 끝나면 땀이 비 오듯 흘렀다. 하. 지. 만! 나의 운동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그룹수업을 선택한 게 문제였다. 운동한 지 한 달 만에 허리가 무척 아프더니 허리에서 엉덩이 무릎, 발목까지 통증이 이어졌다. 애초에 나에게 힘든 자세였는데 다른 회원과 비교되기 싫어 무리한 자세를 취한 게 문제였다. 다행히 병원에서는 큰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그룹 수업에 다시 들어갈 용기가 안 났다. 남은 그룹수업권에 돈을 조금 더 보태 개인 PT를 받았다. 말이 '필라테스'지 스트레칭 정도였다. 물론, 선생님께선 내 몸에 맡게 지도를 잘해주셨고 허리 통증도 오십견도 말끔하게 낳았지만, 비싼 PT를 계속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다이어트 한약도 실패했다. 아가씨 때 '다이어트 한약'으로 10킬로 감량, 3년간(임신 전까지) 유지에 성공했으므로 이번에도 백 프로 성공할 줄 알았다. 그때와 똑같이 저녁을 전혀 먹지 않았다. 하지만 1~2킬로가 왔다 갔다 할 뿐 드라마틱한 감량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 한의사 선생님은 임신기간에 25킬로의 체중이 증가한 게 원인이라고 하셨다. 지방세포수가 증가하면 다이어트가 어렵다고... 아가씨 때부터 날 봐왔던 선생님, 한약 제조 전 그 사실을 다 알고 계셨음에도 지금에 와서 그런 핑계를 대는 한의원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무척 우울했다. 다이어트 전보다 더 우울했다.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내 탓이 아닌 것!'만 같았다. 하지만, 동네 할머니로부터 '셋째 임신했냐'는 말까지 듣고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할머니는 내 배가 항상 불러 있어서 둘째는 이미 태어났고 다시 셋째를 임신했는 줄 알았다고...(참고로 내 아들은 한 명이다.) 


필라테스 개인 PT는 나에겐 너무 비싼 가격이라 주 1회만 하기로 하고, 나처럼 똥똥한 아들과 함께 집에서 홈트를 하기로 했다. '나도 저렇게 예뻐져야지'라는 마음으로 예쁘신 요가 선생님들이 하는 영상을 열심히 따라 했다. 하지만 '뭘 해도 살은 빠지지 않을 거야'라는 의심을 갖고 한 운동이 잘 될 리 없었다. 


그러던 중, 내게 '그분들'이 찾아오셨다! 

아들을 학교에 보내 놓고 멍하니 유튜브에서 '30분 운동'으로 검색 중,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온 영상이 있었다. 어멋! 멋진 총각이 보기 좋게 웃통을 벗은 채 있는 '썸네일'을 나도 모르게 눌렀고 따라 하게 됐다.

에너지 뿜 뿜!! 인 젊은 오빠야들, 힘찬 노래! 내가 찾던 딱 30분 코스!! 

바로 '올블랑 채널'이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q7bR6RxqqOx8cptc1-0AVQ

30분이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를 만큼 후~딱 끝난 것 같았는데 땀이 흥건했다. 그리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다음 날 아침, 그날은 처음으로 둥이가 혼자 등교를 한 날이다! 

아파트에서 학교까지 가려면 4차선이 넘는 도로를 건너야 되고, 일하느라 바빠서 아이와의 교류가 없는 것 같아서 휴직한 후엔 매일 아침 학교까지 같이 갔었다. 그런데 빨리 운동하고 싶단 생각에 '이제 다 컸으니 혼자 학교에 가봐~!'라고 아들을 쫓아냈다. 아들도 예쁜 엄마가 좋았는지, '엄마 파이팅!'이라며 응원해줬다.


그리고 멋진 오빠야들은 커다란 TV로 봐야 할 것 같아서 TV에서 유튜브를 켰다. 당연히 즐겁게 운동하는 데 성공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OdD4ftS3wg


함께 육아 휴직 중인 친구에게도 공유했다. 다이어트 겸 운동을 위해 매일 새벽 등산을 다니던 친구였다. 

비 오는 날, 등산하기 싫은 날 혹은 등산한 오후에 하기에 너무 좋다며 고마워했다.


또 다른 변화!

큰 맘먹고 샀지만 나에게 너무 작아서 장롱 속에 처박아 뒀던 예쁜 '필라테스 운동복'을 꺼냈다. 살짝 울퉁불퉁 한 것 같았지만, '어차피 아무도 없는데 뭐 어때?' 싶었다. 혼자 예쁘게 차려입고 TV를 켜고 운동을 한 지 열흘 째! 살이 3kg 빠졌다. 필라테스 옷이 점점 맞아지고 있었다. 숫자로만 보면 많이 빠진 게 어니지만 필라테스와 다이어트 한약에도 꿈적 않던 꿋꿋한 내 몸무게가 무려 3kg이나 작아진 것이다. 


무덤덤한 채, 둥이 엄마로만 살아왔던 내게 오랜만의 두근거림과 '설렘'이 가져다준 효과가 아닐까?


조직 특성상 '아줌마'가 많은 공무원! 좋은 것은 나눠하고 싶은 아줌마의 푼수기가 발동 해 주변 언니, 친구, 후배들에게 카톡으로 다 공유했다. 일본에 있는 친언니에게도 강추! 했다. 당연히 반응은 백 프로 만족이었다!!


과연, 멋진 오빠야들을 좋아하지 않을 아줌마가 있을까?ㅋㅋ


일요일인 오늘도 난 아들과 남편을 쫓아냈다. 소설 공모전을 준비하고 싶은데, 조용하게 글을 적고 싶으니 멀~리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라고 했다. 착한 남편은 아들과 자전거를 타고 온다며 짐을 챙겨서 나갔다.

그리고... 글을 적기 전에 당연히 오빠야들과 운동을 했다.^^ 예쁜 옷도 입고!


마흔에 갖는 설렘! 너무 행복하다!!

억지로, 의무적으로 해왔던 운동이었는데... 이렇게 즐겁게 내가 먼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40살의 나!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답답한 누에고치를 벗고 

화려한 나비로 다시 태어 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오늘도 난, 비밀연애를 통해 건강해지고 있다!!


(구독자가 200명도 안 되는 저에게 당연히 '협찬?'은 없겠지요? 

 우울한 제가 최근, 활기를 되찾은 게 너무 신기해서 적은 글이에요~ 

 주변분들도 즐겁게 운동한다고 하니깐, 혹시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작가님들도 한번 도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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