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조금 일찍!
내년도 다이어리를 구입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며 회사에서 나눠주는 업무용 다이어리와 스마트폰 스케줄러를 사용하다 보니
점점 다이어리 적는 게 귀찮아졌습니다.
그렇게 다이어리를 잠시 잊었습니다.
내년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저를 설레게 하고 따뜻하게 해 주는 저의 사랑, 다이어리 꾸미기를
지난 10년 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작년 겨울, 휴직 기념으로 10년 만에 다이어리를 샀습니다. 모나미 플러스펜 36색 세트도 구입했습니다.
일 년, 한 달, 하루... 의 계획을 정하고 나의 다짐을 매일 적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계획 중 일부를 이뤘다는 성취감! 나의 시간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만족감!
다이어리를 통해 얻게 된 소중한 감정입니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지만,
제 시간 중 10%만큼은 절대 남에게 양보할 수 없다는 다짐으로 고민 끝에 올해도 다이어리를 구입했습니다.
택배로 도착한 다이어리를 보니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예전엔 제 생일이 12월인 덕분에 친구들에게 다이어리 선물을 많이 받았었는데...
고등학교 야자시간 중 꼬박 1시간을 교환일기 적는 데 할애했던 여고생 서진이로 잠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3~4권의 교환일기를 저와 함꼐 나눴던 그때의 제 친구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추운 겨울,
친구들과 함께 핫트랙스나 아트박스에서 진지한 고민 끝에 각자의 다이어리를 선택하고
나만의 시크릿 한 계획과 예쁜 펜, 깜찍한 스티커를 공유하며
다이어리를 함께 꾸몄던 친구들이 보고 싶습니다.
그때와 비슷하게, 여전히 나에게는 최고인 다이어리를 사는 것 까진 했는데...
그때와 다르게, 이제는 혼자 조용히 꾸며야 됩니다.
스티커도, 예쁜 색깔 펜도 모두 넉넉한데... 뭔가 허전하네요.
돈이 넉넉지 않아서 예쁜 펜도, 스티커도 충분히 구입하지 못해
친구와 함께 나눠 쓰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나만의 계획을 세울 때조차 친구와 함께였던 그때!
내 시간 속에 친구들이 함께 있었던 그때가 잠시 그립습니다.
혹시, 저에게 다이어리 친구가 돼 줄 분 계신가요?
각자의 다이어리를 적다가 얘기하다가,
또 다이어리를 꾸미다가, 얘기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다시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