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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천천히, 따뜻하게...

by 이서진

제가 좋아하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썸을 타는 중이거나 사귄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뭘 해도 좋기만 한 남녀 사이,

혹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가 아니고선

너무 더워서 곁에 있기조차 힘든 여름!

싱그러운 초록빛, 시원한 물놀이, 에어컨 말고는 여름은 제게 짜증의 계절입니다.


하지만 겨울은 '포근'합니다.

따뜻한 이불을 함께 덮고,

추위를 덜고자 손을 마주 잡고 팔짱을 끼지요.

웬만큼 원수가 아니고선 체온을 느낄 수 있도록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맞아, 너 그때 그랬잖아. 정말 힘들었을 텐데... 잘 버텼어. 고생했어."

힘든 시간을 잘 버틴 자신과 서로를 위로해 줍니다.

다가 올 새해를 생각하며 희망을 갖습니다.

포근한 기념일도 많습니다.

크리스마스, 설날, 밸런타인데이...

행복과 따스함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겨울 중에서도 12월은 특히 좋습니다.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시간입니다.

열심히 살아온 시간이 가져다준 달콤한 열매를 맛 볼 시간입니다.

잠시 멈춘 듯 한 시간!

'으쌰 으쌰! 열심히 하자!'가 아닌,

'서진아, 고생했어 조금 쉬어가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뭐든지 늦게 하는 저에게 딱 맞는 시간 같습니다.

겨울의 찬 바람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천천히 해도 좋다고... 그동안 잘했다'라고 위로받는 것 같습니다.


반면,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되는 1월은

사실 좀 버겁습니다.

모든 계획의 작심삼일 첫날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모든 것을 다 해야 됩니다.

은근히 바쁩니다.


그래서 저는 연말의 겨울을 더 좋아합니다.

11월 ~ 12월!

연말의 여유로움과 새해의 희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그중 12월이 가장 좋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추운 겨울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따뜻한 겨울 잘 보내고 계신가요?

그러시길 바랍니다.


20201년 한 해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바람과는 달리 코로나는 여전하고(더 심해졌고).

입에 풀칠하고 살기에 더 팍팍하고 고되 졌지만

그래서...

지루하게 느껴졌던 일상과 익숙하기만 한 주변 사람들이

'사실은 정말 소중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남은 2021년!

몸은 건강하고,

마음은 따뜻하고 포근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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