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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뺨을 때렸다!

by 이서진

찰싹!


차가운 소리가 멈추자

귀여운 둥이의 눈이 동그래집니다.

'엄마... 앙~'


아들의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제가 둥이의 뺨을 때린 후였습니다.


'내가 진짜 미쳤구나...'라는 자괴감.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세상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아프게 하여도

아이들은 부모 곁에 머물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잘 못해서 엄마가 혹은 아빠가 때린 거라고 생각하죠.

그 아이들의 마음을 듣고 울었던 제가,

그 아이들의 슬픔을 가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안겼습니다.


놀래서 울면서도 엄마품을 파고드는 둥이...

엄마가 잘못했는데도

'엄마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둥이...


둥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남편에게 아들을 맡긴 후

곧바로 집 근처에 있는 '정신건강의학과'를 갔습니다.


마흔 살... 하고도 한 살을 더 먹기 시작한 지금!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인생의 숙제를 했습니다.


더 이상 괴물로 변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가장 연약한 둥이에게

저의 스트레스를 더 이상 떠넘기면 안 될 것 같아서

첫 정신과 상담을 받았습니다.


- 남편과 사이가 나쁘신가요?

아니요.

- 육아나 가사로 많이 힘드신가요?

아니요.

-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가요?

아니요.

- 현재 회사 업무가 많이 힘드신가요?

현재는... 아닙니다. 다닐만합니다.

- 그렇다면...

선생님은 난감 해 하셨습니다.

힘든 일이 있는 경우, 그 문제가 해결되면 보통 괜찮아지는데

아무런 일도 없기 때문에

본인이 마음만 잘 추스르면 되는데... 그게 사실 더 어렵기 때문이죠.


상담을 마치고 질문지를 통해 검사를 받은 후

약을 받아 왔습니다.

약.

저와 둥이를 행복하게 해 줄 것 같은 마법의 약.


이 약을 먹으면... 좋아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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