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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y 11. 2018

글쓰기는 괴로워

"승희님, 요즘 가장 재밌는 게 뭐예요?"

"아, 저요? 요즘 글 쓰는 게 그렇게 재밌더라고요. 취미가 글쓰기입니다.(웃음)"


뻥이다.


 최근 퍼블리에서 네 명의 마케터들과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라는 글을 썼다. 3월에 시작해서 5월에 초고를 완성했으니 2개월 동안 쓴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응원하고 있는 프로젝트이지만 퍼블리 글을 쓰는 내내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후회했다.


 후회한 첫 번째 이유는 글쓰기를 만만하게 본 나 자신에 대한 원망때문이었다. 자기비하, 나 자신에 대한 자책이 가장 미련한 짓인데 글을 쓰는 내내 그러고 있었다. (이럴 때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표현을 하던데.) 나는 긴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끓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데 나에게 그 정도의 집중력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두 번째 이유는 글을 술술 쓸 만큼 내가 갖고 있는 자산이 많지 않아서 계속 나의 바닥을 마주했다. 자기 자신의 바닥을 본다는 것은 무척 괴롭다.


'마케터의 일' 책을 쓴 인성 이사님도 옆에서 1년 내내 고통받는 것을 봤다. 고통받는 이유는 나와 다른 이유였지만 어쨌든 글쓰기는 이만큼 무척 힘들다.


마케터의 일. 장인성 작가


“창의력은 스퀴즈 아웃(Squeeze out)이 아니라 스필 오버(Spill over)가 되어야 한다.”
by. 박웅현

무척 공감하는 말이다. 박웅현 CD님의 말씀처럼 어떤 것을 창조해내려면 창작가들은 본인이 갖고 있는 자산이 흘러넘쳐야 한다. 내 안에 채워진 것 없이 글을 쓴다고 자만했으니 그것에 대해 이번에 엄청 크게 혼이 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퍼블리 글을 쓰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


여수여행지에서도 밤에는 글을 썼다. -_ㅜ


다행히 많은 주변 사람들, 함께하는 마케터(하빈, 혜윤, 육헌 님)분들, 퍼블리 분들 덕분에 초고는 쓸 수 있었다. (아직 많은 원고 수정이 남았지만...)


이런 이유로 늘 그랬지만 나는 책을 쓴 이 세상의 모든 작가님들을 존경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렇게 괴로운 글쓰기임에도 불구하고 쓰고 나면 정말 기분이 좋다. (변태인가)


글은 씀과 동시에 괴로움을 수반하지만 내가 잘하고 싶고 꾸준하게 하려고 매일 노력하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https://brunch.co.kr/@yoonash/122

계속 쓰면 힘이 된다.

함께 퍼블리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혜윤 님의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너무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글을 쓰면 내 것이 되는 진짜 경험', '새로운 기회', '생각과 의견이 명확해지는 경험'...


글을 쓰면 위와 같은 것을 느끼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목요일의 글쓰기


이번 글은 괴롭다고 징징대는 내용으로 시작했다. 이렇게 쓴 이유는 다음 글을 더 편하게 대하기 위해서다. 다음 글을 위한 마중물 같은 글이라고나 할까.


앞으로 쓰고 싶은 글들이 많다. 내 메모장에 글이 아닌 생각의 조각들로만 존재하는 것들이 많다. 아직 그 글들을 어떻게 시작해서 끝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계속 쓸 것이다. 내 생각,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어떤 단어들로 표현을 한다는 것, 그래서 하나의 글로 완성한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음 글은 더욱더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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