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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Nov 16. 2023

질문은 나를 ‘알아차리는’ 힘이다, 최인아

[이승희의 질문노트] 알아차림에 대하여, 최인아 책방에서

'이승희의 질문노트'


일상에서 떠오른 질문들을 적은 질문노트가 있다. 쭉쭉 써 내려갈 때도 있지만 어떤 실마리도 찾지 못할 때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 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괜히 조급해질 때면 다른 사람에게 묻고 싶어 진다. 평소에 늘 자신만의 질문을 품고 있는 ‘질문 있는 사람’에게. 그들의 답이 나의 답이 될 수는 없지만, 좋은 방향타가 되어줄 거라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합니다. 이 시대의 ‘질문 있는 사람’에게 묻는, 이승희의 질문노트.  




 이번 주 화요일,《질문 있는 사람》출간을 기념해 최인아책방에서 북토크를 했다. 최인아 책방에서 여러 번 독자들을 만나긴 했지만, 최인아 대표님과 함께 청중 앞에 선 건 처음이다. 책을 쓰면서 스스로 답하기 어려웠던 질문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일이나 성장에 대한 대표님의 생각을 듣고 싶었고, ‘질문’을 주제로 독자분들과 더 풍성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마련한 자리였다.


토크 후에 ‘한 권의 책은 곧 질문’이라는 최 대표님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저자가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이건 뭘까?” 하는 질문을 두고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천착한 끝에 도달한 것이 바로 책이라고. 우리가 어제 주고받은 질문이 한 권의 책과 같은 무게로 가닿길 바라며, 대표님께 던진 질문을 대화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숭(이하 숭) :  “여행지에 딱 세 가지만 가져갈 수 있다면?”

책을 쓰면서 셀프 인터뷰지만 ‘나다움이 뭐지? 같은 묵직한 질문은 선뜻 답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했고, 대표님께도 같은 의도로 가볍게 질문해 봅니다.


최인아(이하 최) : 안경, 책, 그리고, 발이 편한, 바닥이 두꺼운 운동화요.

제가 다다음주쯤에 휴가를 떠나는데요. 이 답은 휴가 때 무얼 할지와 관련 있어요. 즉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에 대한 답변입니다. 올해 봄에 남도를 2박 3일 다녀왔는데요. 그때 여행지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이 언제인가 떠올려보니, 여수에서 바다가 훤히 보이는 통창 있는 카페에 앉아서 소설 한 권을 다 읽었던 시간이 그렇게 좋았어요. 책은 서울에서도 읽을 수 있지만, 바다가 없잖아요.

‘걷기의 회복’이죠. 낮에는 걷고, 저녁나절이 되면 안경 쓰고 책에 몰입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숭: 인생 책 한 권을 꼽는다면요?

최: 이게 한 권을 꼽기란 참 어려운데요. 한 권만 꼽자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이에요. 그는 유대인이고, 정신과의사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 수용소에 끌려갔죠. 부모님, 부인, 동생은 전부 수용소 가스실에서 죽었는데, 이 사람만 살아남아서 나중에 로고테라피라는 분파를 만들었어요. 이 책이 바로 그 경험이고, <죽음의 수용소>는 저자의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책입니다.


“엄혹한 환경에서도 끝까지 죽지 않고 살아남은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지?”


말도 안 되는 환경이니 육체적으로 강인한 사람이 살아남았을 것 같지만, 결국에는 ‘나를 둘러싼 환경을 내가 통제할 수는 없으나 그 환경에 대응하는 태도는 내가 정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살아남았죠.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내가 죽을 것처럼 느껴질 만큼 어려운 일이 있는데 지지 않고 살아남으면 그것이 결국 길을 만드는 거라고요.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잖아요. 저는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수용소만 할까? 가스실만큼 힘들까? 나는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할까?’ 하며 이 책을 떠올립니다.   



숭: 사회초년생인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

최:  ‘참 잘했어요’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 사회는 변화가 참 빨라요. 저는 84년 2월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 우리 사회가 특히 여자들을 대하는 방식은 지금과 차이가 꽤 컸어요. 대놓고 차별하다시피 했죠. 지금은 많이 나아졌고, 그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나아질 거라 기대합니다. 그렇게 어려웠지만 주저앉지 않고 애를 썼기 때문에, “참 잘했어요”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Q. 퍼스널 브랜딩 꼭 해야할까?

숭: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질문을 꼭 하고 싶었어요. 대표님 책에도 나온 이야기였고, 그 생각을 듣고 싶었어요. 퍼스널 브랜딩 꼭 해야 할까요? 얼마 전에는 저에게 대학생이 퍼스널 브랜딩을 해야 취업이 잘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최 : 먼저, 퍼스널 브랜딩이 뭡니까?

숭: 제가 생각하는 퍼스널 브랜딩은 한 명에게 주어지는 존재감이나 고유함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퍼스널 브랜딩이 마치 인플루언서 되는 법처럼 해석되어서, 다들 SNS 교육이나 방법론을 찾는 거 같아요.


최 : 그러면 질문을 바꾸어서,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무얼 해야 할까요? 필요하다면요.

숭 : 인플루언서가 되어야겠다고 목표를 세웠다면, 온라인 세상에서 내 땅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주제(분야)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싶은지 생각해요. 주제를 정했으면, 나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는 걸 계속 시간을 쌓아서 보여줘야죠. 가령 제가 기록을 계속한 것처럼요.


최 : 그럼, 이승희 님은 아까 그 대학생에게 뭐라고 대답했나요?

숭 : 실제로 소셜 활동을 잘하는 친구들이 취업이 잘되는 건 사실인 거 같아요. 저도 면접을 보거나 서류를 볼 때 그런 친구들이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포트폴리오나 자소서로 채워지지 않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볼 수 있거든요. 그 사람의 인스타나 유튜브를 보면서 그 사람의 매력을 한 번에 느끼기 쉽고, 면접후보로 올리게 되는 거죠.


최 : 그럼, 퍼스널 브랜딩을 하는 게 좋다고 봐요. 다만 브랜딩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치우쳐 있는 것 같아요. 좋아 보이게 하는 쪽에 너무 가 있는 것 아닐까요? 물론 필요하죠. 좋은 걸 많이 했는데 좋아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예요. 그런데 요즘은 좋아 보이게 하는 쪽에만 너무 힘을 쓰는 것 같아요. 종종 내가 뭔가를 했는데 기대에 어긋나는 평가를 받으면, 브랜딩이 안 되어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해 버리는 거죠. 나를 브랜드로 바라본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의 실체가 70-80점인데 90점으로 보이게 하는 게 핵심이 아니에요. 결국 브랜딩이란, 실체를 바탕으로 나에게 유리한 인식을 만들어나가는 거죠.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건 ‘실체’죠. 어떤 실체를 갖고 나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냐는 고민이 먼저 있어야죠. 특히 취업이나 일을 염두에 두고 SNS를 한다면, 퍼스널 브랜딩의 일환으로 하는 SNS와 나의 일이 만나야죠. 제가 보기엔 이승희 님이야말로 그게 잘 만나 있는 케이스 같아요. 기록을 계속해서 기록의 대명사로 되어 있고, 자신이 일하는 분야와 잘 만나 있고, 모범 사례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건 ‘실체’죠. 어떤 실체를 갖고 나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냐는 고민이 먼저 있어야죠.







Q. 어떻게 하면 자기 안에 있는 힘을 알아차릴 수 있을까?

숭 : 대표님 책에서 ‘알아차림’이라는 단어를 인상 깊게 봤어요. 책에 “어떻게 하면 이 분이 자기 안에 있는 힘을 알아차리게 할 수 있을까”라는 대목이 나오잖아요. 내가 가진 재능을, 알아차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최: 사실 제가 나중에 승희님에게 던지는 질문의 상당 부분도 ‘어떻게 알아차렸어요?’와 관련되어 있어요. 메타인지와 관련된 것이기도 한데, 요즘은 다들 자기가 자기를 잘 몰라요. 자기를 알아가는 그 출발이 바로 ‘질문’이에요. 이런 말을 하면 다들 그 질문을 어떻게 하냐고 물어봐요. 저는 처음에는 그 질문을 받고 무슨 뜻인지 의아했어요. 저는 늘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고 있었고, 저야말로 어릴 때부터 질문 있는 사람으로 살았거든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 보니, 질문하는 법에 대한 마스터키가 있긴 있더라고요. 무엇이든 What과 Why, 무조건 그 2가지를 들이대보는 거예요.


‘이건 뭘까?’, ‘ 이건 왜 이런 거지?’, ‘이걸 왜 이렇게 해야 하는 거지?’를 출발 질문으로 삼는 거죠.

‘나는 지금 기분이 왜 나쁘지?’ 아, 나는 이럴 때 기분이 나쁘구나.

‘ 나는 왜 기분이 좋지?’ 아, 나는 이럴 때 기분이 좋구나,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아 그 친구가 나의 이런 점을 건드렸네?’ 아, 나는 이런 데 예민한 사람이구나.

이렇게 자신을 알아가는 거죠. 자기 자신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다 연결되어 있구나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묻지 않아서 모르는 거겠죠.


숭 : 제 책 에필로그에 썼는데요. 저도 타인에 대해 질문하다가 저 자신으로 귀결되는 순간이 왔던 것 같아요. ‘자기 자신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라’고 썼거든요. 이런 질문이나 호기심이 알아차림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 : 맞아요. 그냥 일상에서 쉽게 알아차리는 방법도 있어요. 제가 요즘 어떤 드라마에 꽂혀 있어요. 보통은 우리가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면 그냥 작가가 잘 썼구나, 이 드라마 잘 만들었네 정도의 평으로 끝나잖아요. 그런데 주인공 배우가 마음에 들면 아, 내가 이런 사람을 좋아하는구나라고까지 생각해 보는 거죠. 무언가를 겪거나 느낄 때, 결국 나에게 돌아와야 해요.


‘이럴 때 나는 어떻게 느끼지?’  야구에서 주자가 홈베이스를 밟아야 점수가 나는 것처럼요.

‘아 저 사람이 왜 저렇게 부럽지? 내가 저런 사람을 부러워하는구나.’

내가 홈베이스가 되어서 다시 나로 돌아와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라



Q. 늙음과 나이 듦의 차이가 뭘까.

숭 : 마케팅을 하다 보면 10대, 20대를 잡으라는 말을 계속하잖아요. 저도 나이가 들면서 제가 모르는 세대의 공감을 얻는 기획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40대가 훌쩍 넘어서도 10, 20대가 좋아하는 창작을 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박진영, 민희진 님 같은 디렉터를 보면 저절로 ‘늙음과 나이 듦’이라는 말이 떠올라요. 대표님은 이 경계를 어떻게 보실까요?

최 : 저는 광고를 했고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30년을 살았어요. 우리는 결과로써의 방시혁이나 박진영을 보지만, 그분들도 40살이 넘어가고 나이가 들면서 불안했을 거예요. 우리는 그걸 극복한 결과를 보는 거죠. 40이 넘으면 내가 무뎌지는 것 같고, 특히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고민을 많이 합니다. 저도 제가 못 따라가는 건 아닌지 나이 드는 건 아닌지 많이 고민했죠.


다른 사람 이야기로 답을 해볼게요. 어느 날 40대 중반이 되었던 후배가 저를 찾아왔어요.

“제가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요?” 묻더라고요. 그는 저에게 물음표를 달아서 질문의 형태로 말을 했지만, 속내는 ‘네가 잘하고 있어’라는 응원을 원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마음씨 좋은 선배라기보다 뼈 때리는 말을 잘하는 편이거든요.

“정년은 나이가 정해주는 게 아니야. 네가 알을 낳을 수 있을 때까지. 너는 네가 나이가 들어서 밀려나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컨트롤할 수 없지.”

한 해가 바뀌는데 나만 나이를 안 먹을 도리가 없으니,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변수를 갖고 생각해야 해요. 내가 내놓는 밸류를 의미 있게 만드는 거죠. 쉽지는 않지만요. 결국 핵심을 말하자면 나이는 영향변수예요. 나이가 들어도 멋지게 롱런하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가령 윤여정 선생님 같은 분들은 세상이 찾는 밸류를 계속 생산하는 거죠. 결국 고민의 방향을 바꿔야죠.

“내가 내놓는 밸류가 어제보다 나아졌나? 내가 후배들보다 더 의미 있는 밸류를 내놓고 있나?”



Q. 롱런하는 방법

숭 : 내가 세상에 내놓는 가치가 녹슬지 말아야겠네요. 그렇다면 더욱더 롱런을 해야 하는데, 대표님의 롱런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최 : 제 다음 책의 주제가 질문이에요. 질문을 하라고 하면 대개는 어떻게(How to)를 물어요.

그런데 ‘어떻게’에 매달리기 전에 ‘이건 뭘까?’ ‘이건 왜 이럴까?’를 물어야죠. 리더들은 주로 이걸 먼저 물어요. 그래야 그전에 없던 걸 만들어내죠.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롱런하는 방법을 물어봤으니 ‘방법’으로 답해야 할 거 같은데, 결국 Why와 What에 천착했을 때 왕왕 답이 나오더라는 거죠.

“어떻게 그렇게 오래 했어요?”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을 대충 하고 싶지 않았어요’ 예요. 저는 잘하고 싶었어요. 요즘은 잘하고 싶은 마음 같은 거를 귀한 자산으로 여기지 않잖아요. 무기력이 만연해지는 시대에,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굉장히 강력한 자산이에요.  

숭 : 저 스스로도 그게 매번 생기지 않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이 왔을 때 동력 삼아 했던 거 같아요.




무기력이 만연해지는 시대에,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굉장히 강력한 자산이에요.  




Q. 어제보다 내가 좀 더 나아졌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숭: 대표님은 스스로 나라는 사람이 나아지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아차렸나요?

최: 일을 잘하게 되었다는 면에서 답하자면, 제가 긴장을 덜 하게 되고 마음이 편해져요. 그럼 내가 나아졌구나 느끼죠. 또 저 스스로 눈이 따뜻해졌구나 느낄 때가 있어요. ‘이럴 때 내가 화를 안 내네, 이럴 때 내가 저걸 먼저 보네.’ 같은 겁니다.  결국 자꾸 자기를 알아차리는 거예요. 어제는 내가 이랬는데 오늘은 내가 이렇구나 하고 끊임없이 자기를 알아차려야 나아진 줄 알 수 있어요. 해마다 트렌드 책이 나오잖아요. 물론 외부 트렌드도 알아야 하긴 하겠지만, 그 안테나를 내부로 뻗어서 나를 알려는 노력도 그에 못지않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숭: 반복되는 업무에 지칠 때, 같은 환경에서 더 발전가능한 방법이 있을까요? 저와 비슷한 친구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에요.

최 : 이게 방법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고, 저는 이런 방법을 썼어요

일단 나를 그 상황에서 빼내어보자. 나를 다른 곳에 데려다 놓고 스톱을 걸어보는 겁니다. 그러고 나면, 겨를 없이 돌아갈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해요. 그럼 다시 돌아가도 그때의 마음은 전과 같지 않죠. 거리도 둬보고, 휴직도 해보고, 긴 휴가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Q. 일에 관하여.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까요?

숭 : 일이란 무엇일까요? 큰 질문이지만 매일매일 하는 질문이고,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최 : 저에게 일은 ‘다음’을 열어주는 창문이자 기회라고 생각해요.  있는지도 몰랐던 것들, 기회를 끄집어내는 운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일을 어떻게 하면 잘하는가 하면, 내가 하는 일의 핵심을 알아차리면, 전혀 다른 반전이 일어날 수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기계적으로 해요. 그런데 ‘이 일의 핵심이 뭐야? 이걸 왜 이렇게 해야 해?’ 하고 질문하는 순간, 겉에서 보이지 않던 핵심이 보이기 시작하고 핵심에 가닿는 거죠.  영어에 래디컬(radical)이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급진적인, 과격한’이라는 뜻인데 이 단어의 어원은 뿌리거든요. 뿌리를 건드리는 게 급진적이라는 거니, 그만큼 극심한 변화를 파 봐야죠. 깊숙하게 가면 겉에서 보이지 않던 게 보이지 않고, 새롭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럼 일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요.




‘이 일의 핵심이 뭐야? 이걸 왜 이렇게 해야 해?’ 하고 질문하는 순간,
겉에서 보이지 않던 핵심이 보이기 시작하고 핵심에 가닿는 거죠.






최인아 대표님은 토크를 마무리하면서 <질문 있는 사람>의 셀프 인터뷰 콘셉트에 맞추어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을 하셨다.

“최인아에게 <질문 있는 사람>을 읽은 소감을 네 글자로 말하라면?”

“반짝반짝.”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시간 동안 최인아 대표님과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나는 또 한 번 성장했고 나 자신에 대해서, 알아차리는 시간이었다. '반짝반짝한 눈으로 더 귀를 열고, 더 많이 질문해야지.'라고 다짐하면서.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 전 제일기획 부사장.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며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안 할 자유’ 등 수많은 카피를 쓰고 캠페인을 만들었다. 1998년 칸 국제광고제 심사위원이었고, ‘최초’의 수식어를 여러 차례 달며 부사장까지 올라 일하다 2012년 스스로 29년 광고쟁이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자발적 퇴사 후 학생으로 돌아가 서양사를 공부하다 문득 세상에 다시 쓰이고 싶은 욕망을 발견하고, 2016년 강남 빌딩 숲 속에 ‘최인아책방’을 열었다. 현재 북토크, 강연, 클래식 공연, 마음 상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람들의 고민과 해법을 함께 나누는 ‘생각의 숲’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언젠가, 당신에게 일은 무엇이냐고 묻는 설문에 ‘좋아하는 것’이라고 썼을 만큼 일을 좋아하며 인생에서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자신의 생각을 들여 새로운 것을 만들고 그것이 세상에 통할 때 기쁘다. 먼저 세상에 나와 먼저 경험하고 알게 된 것들을 글로, 강연으로 전하고 있다. 저서로『프로의 남녀는 차별되지 않는다』가 있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477461


*질문 있는 사람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071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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