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때굴짱 Sep 27. 2023

졸업한 초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모교에 다녀오신 적이 있나요?

서울 도봉구 신창동에 위치한 신창초등학교 "북한산 맑은 정기~~" 이렇게 시작했던 교가를 떠올려봅니다. 성인의 걸음으로도 30분을 넘게 걸어야 했던 먼 거리를 작은 체구인 채로 6년을 한결같이 하루도 빠짐없이 다녔던 모교를 다녀왔습니다.


듣기론 지금은 한 학년에 세 반뿐이고, 그마저도 한 반에 30명도 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제가 다닐 땐 학년마다 열두 반에 그것도 반마다 60명씩 꽉꽉 채워서 마치 사각형 교실이 콩나물시루와 같았는데 말이죠.


집사람과 함께 걸었습니다. 35년이나 지난 세월인데, 재개발이 되지 않은 덕분인지 당시의 건물들이 크게 변하지 않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저 자리에는 문방구가 있었고, 또 저 자리에는 분식점이 있었는데 불량식품을 참 많이 팔았어. 이 자리는 오락실이었는데 아낀 버스비로 오락실을 종종 이용했지 가위바위보라는 파친코도 있어서 운이 좋으며 50원이 100원이 되기도 했어. 그때도 욕심이 과했는지 결국 빈털터리로 돌아가긴 했지만,,,,. 그리고 잉어 뽑기도 있었습니다. 설탕으로 만든 잉어였지요. 저는 대부분 꽝이었는데, 누군가는 잉어를 뽑았던 것 같습니다. 1년에 한한 번쯤은 그런 소문이 돌았습니다.


저는 마치 그때의 어린이가 되어 있었고, 완전히 잊었던 과거가 현재처럼 떠올라 집사람에게 계속해서 전달해야 했습니다. 마치 이어달리기할 때 바통을 다음 선수에게 넘겨줘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낯설었던 상점들은 35년 전 내게 익숙한 상점으로 변해갔고 갑자기 꼬맹이 친구들이 우르르 나타나서는 아주 시끄럽게 떠들며 함께 등교하는 느낌이 들었지요. 





저는 혼자서만 신이 났습니다.

걷고 걸어서 도착한 나의 모교 서울 신창초등학교. 느티나무가 정문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땐 이 정도로 크지 않았던 것 같은데,,,. 학교 건물이 3개가 변함 없이 당시 그대로입니다. 병설 유치원이라고도 보이는 간판이 있지만 그렇다 해도 교실의 절반은 비어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운동장은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3600명의 전교생을 절대 함께 담을 수 없는 운동장. 그곳에서는 수업을 마친 뒤 친구들하고 공놀이를 종종 했습니다. 정신없이 놀다 보면 애국가가 울려 퍼집니다. 오후 5시가 되었다는 알림입니다. 그리고 태극기를 바라보며 오른 손을 올려 국기에 대한 맹세 자세를 취합니다. 누가 그렇게 시켰을까요? 그땐 다들 그렇게 하는 거라 구두로 전해 들었던 기억입니다.


아쉽지만 학교로 들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학교 건물 뒤에서 더 재미있는 추억을 찾아볼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정문이 굳게 닫겨 있었거든요. 사고가 끊이질 않아 초등학교엔 아무나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학부형조차도 말이죠.(확인 절차 필요)




등교하는 길 어디든 골목 구석구석 추억이 어려 있는 곳.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모교에 다녀와보는 건 어떨까요? 잊고 있었던 친구들에게도 연락해 보고요. :)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새우머리에도 배움이 숨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