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반의 마음 준비
그토록 맞이하기 두려운 날이 곧 다가온다.
뚱이가 먼저 떠난 뒤 혼자 남은 내가 앞으로 매년 돌아올 그날을 어떻게 맞이하고,
또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도 고민도 많았다. 아니, 사실 무섭다는 표현이 맞겠다.
겉으로 보기엔 직장도 관두지 않고 내 생활을 곧잘 유지하고 있는 내가 타인의 눈엔 어느 정도는 치유가 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상황에 익숙해졌을 뿐, 나아지지는 않았다. 그냥 살아있으니 살고 있다.
공허하고 우울하다. 그래서 9월이 무섭다. 아무리 익숙해졌다고 한들 우울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것이 쉬운 건 아니다. 그런 평소의 날도 아득하게 힘들게 느껴지는데, 내 평생 가장 잔인했던 9월을, 그날을 내가 어떻게 맞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내 마음이 얼마나 더 우울해질지, 또 얼마나 더 가라앉을지 참 무서웠다.
9월은 열두 달 중 내가 가장 좋아한 달 중에 하나였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내 생일이 있는 달이기도 했고, 한 여름의 더위와 장마로부터 벗어나 삶의 질이 상승하는 듯한 쾌청한 날씨가 찾아오기 때문도 있었다.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는 오락가락한 날씨와 습한 더위, 모기로부터도 자유로워지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찾아올 때면 뚱이의 발걸음도 경쾌해지기 시작했고, 나도 이제야 비로소 산책하기 괜찮을 날씨라며 9월을 반겼다.
9월 첫날. 몸이 곧장 반응했다.
그토록 오지 말라고 아예 사라져 버리라고 마음속으로 거부했던 탓일까.
두통, 안구통, 근육통이 쓰리콤보로 찾아왔다. 가슴에 무언가 얹힌듯한 답답한 느낌도 더 심해졌다.
내 온몸이 9월을 거부하고 있음을 몸소 깨닫고 있다.
그럼에도 난 잘 준비해야 한다.
밖에 나가면 풀 냄새 맡느라 한참을 같은 자리에 서있던 뚱이를 위해 향기로운 꽃과 푸른 잎을 준비해야 하고,
항암 전 그나마 식욕이 있을 때 뚱이가 잘 먹어 준 처갓집 후라이드치킨과
뚱이가 입맛 없어할 때마다 포장해 갔던 안심카츠,
그리고 좋아했던 생크림 케이크까지.
그래도 앞으로 몇 번의 9월을 계속 맞이하다 보면 다시 만나겠지.
그 생각으로 버텨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