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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이 수 지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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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이 Aug 22. 2020

꿈에도 유효기간이 있을까?

매일 밤 꿈을 꾼다

나는 매일 꿈을 꾼다. 꿈을 꾸지 않고 자는 날이 없을 만큼 잠자는 동안 내 머릿속엔 항상 이야기가 가득하다. 내 꿈속 이야기는 현실이 많이 반영된다. 현실에서 겪는 일들이 변형되어 색다른 꿈으로 이어진다. 형태도, 장르도 다양한 꿈을 기록하기 위해 몇 년 동안 꿈 일기를 쓰고 있긴 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할 만큼 자세한 꿈을 꾸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언젠가 이야기를 쓴다면 꿈속 얘기를 써야지, 할 만큼 내게 꿈은 중요하다. 우리는 꿈을 꾸면 그 꿈이 암시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왠지 그 의미를 알고 싶은 꿈을 꾸었을 때는 인터넷에 검색해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꿈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길몽이라면 언제까지 그 행운이 유지될까?라는 생각을 문득 해보았다.


꿈에도 시간과 같은 유효기간이 있다면, 우리는 꿈이 주는 행운과 불운을 피할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24시간 동안 내게 다가오는 행운을 찾기 위해 애써야 하고 불운을 피하기 위해 뛰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만들어나간다지만 때로는 침범할 수 없는 무의식의 영역이 우리의 인생을 결정짓기도 한다. 일어날 일을 미리 예측하는 예지몽이 있듯이 나아갈 방향을 꿈이 알려주는 것이다. 


'트레인'이라는 드라마는 동시에 존재하는 여러 개의 세계의 '나'에 관한 이야기이다. 1 세계의 주인공이 2 세계로 넘어가 2 세계의 '나'로 살아간다. 선택에 따라 달라진 주인공들의 인생은 다른듯하지만 일어날 일은 결국에 일어난다. 시기는 다르지만 죽을 사람은 죽고,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난다. 


선택에는 많은 경우의 수가 있어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는 내가 선택해야 한다. 때로는 그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고, 뿌듯해하기도 하겠지만 꿈에 의해 결정되었든, 운명이든, 우리는 그 인생을 책임지고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 직업을 갖지 않았더라면 하는 가정이 다른 세계에서 존재할지도 모른다. 다만 우린, 내가 속하는 세계가 내 전부인 것처럼 여기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혹시라도 꿈에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나를 본다면 보이지 않는 다른 세계의 나로부터 온 메시지가 아닐까. 


그렇게 꿈이 주는 메시지는 내 미래일 수도,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을 또 다른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 매일 밤 내가 꿈을 꾸는 이유도 그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보라는 미래의 내가 하는 말이라고. 내가 꾸었던 길몽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 그 길몽의 힘을 믿어보고 싶다. 우울했던 내 삶에도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이 나타날 거라고, 꿈에 기대어 조금은 행복하게 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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