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Ducks : Two Years in the Oil Sands]
케이트 비턴은 1983년 생으로 캐나다 출신의 만화가이자 그래픽 노블 작가이다.
'오리들'은 2022년에 출간되어 [2022 버락 오바마 추천 올해의 책], [2022 뉴요커, 타임, 워싱턴포스트 선정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2023 아이스너 어워드 최고의 그래픽 회고록 및 최고의 작가상], [2023 캐나다 도서상]을 받았다.
(**'아이스너 어워드'는 만화계의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가장 권위있는 만화상 중 하나이다.)
이 책은 저자인 케이트 비턴이 캐나다의 대형 석유 산업 단지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이야기이다.
1. 줄거리
대학을 졸업한 21세의 케이트는,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캐나타 앨버타주의 석유 샌드(oil sands)지역의 석유 채굴 현장으로 떠난다. 그곳은 성비가 50대1에 육박하는 남초 현장이고, 세상과는 단절된 캠프에서 고된 노동을 하는 곳이다.
케이트는 그 곳에서 고립감(외로움), 남성 중심의 작업장에서 겪는 성차별과 성희롱 같은 문제를 직면하게 된다. 케이트 개인의 이야기와 더불어 '석유 채굴'이라는 비자연친화적인 산업이 어떤 식으로 사회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2. 생각해 볼 문제
1) 케이트는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고될 것이 뻔하지만 보수는 높은 오일 샌드로 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오일 샌드는 자연파괴와 공해를 초래하고, 작업캠프와 이주하는 정착인구로 인해 원래 그 지역에 살던 원주민공동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 결국 '경제적 이윤'과 '환경파괴'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다.
2) 케이트가 오일 샌드로 떠난 2005년은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상용화되었던 시기가 아니었고, 노동자의 정신건강, 직장에서의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다루던 시기가 아니었다.
캠프는 세상과 동떨어져 있고, 좁고 인체에 유해한 공간에서 나가고 싶어도 쉬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외로움, 고립감, 우울감 등의 문제가 (누구에게라도)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곳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힘들어지면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감정까지 배려하고 희생할 '상냥함'이 고갈되므로 그 곳의 사람들은 서로를 할퀴며 더 힘들었을 것이다.
- 근로자의 노동 환경 문제
3. 왜 제목이 '오리들'일까.
본문 중에 거기에 대한 힌트가 몇군데에서 보인다.
케이트가 오일 샌드에서 일하고 있을 때, 뉴욕타임스에 이런 기사가 난다.
"캐나다, 오일샌드 개발 현장에서 오리 떼죽음 조사 - 싱크루드 캐나다는 대규모 오일샌드 프로젝트 주관 기업으로, 이동하던 오리 수백 마리가 해당 기업의 테일링 연못에 내려앉은 뒤 떼죽음을 당했다. 오일샌드 매장층에서 석유를 함유한 타르를 분리하고 처리하는 과정에 쓰인 물은 커다란 연못을 이루며 유독성 폐기물이 된다."
(즉, 석유 채굴이라는 인간의 행위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그 대가를 자연과 동물들이 치르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캠프의 직원들은 서로에게 새 이름 암호명을 붙여주는데, 예를 들어 '더기'는 아무데나 똥을 갈기니까 비둘기, '대미언'은 사람을 쪼아대니까 딱따구리, '케이트'는 햇병아리. 이런 식이다.
결국, 제목의 '오리들'은 인간의 이기적인 산업 활동에 의해 죽어가는 자연환경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한 그 이기적인 산업 활동 속에서 소모되는 근로자들 또한 가리킨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