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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인미D Dec 23. 2023

58.몸은 날렵하게 머리는 똑똑하게

<둔한 바보가 되지 말자>


 몸이 둔한 바보가 되지 말자. 

 (시작부터 아주 자극적인 문장이다. 사실은 더 쎈 문장이었으나 그나마 순화했다.)


 요즘 사람들은 몸도 머리도 안 쓰게 되었다. 이 현상은 편리한 스마트폰 때문에 더욱 가속화되었다. 스마트 기기 덕에 우리는 게으르고 인내심 없고 생각을 귀찮아한다. 특히 깊이 있는 사고를 거부한다는 점이 심각하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얻기 위해 몸을 움직였어야 했는데, 지금은 누워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문제들은 쉽게 해결이 가능하다. 직접 식재료를 채집&사냥하던 사바나 시대까지 갈 필요도 없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밥을 먹으려면 직접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요리를 해야 했다. 지금은 마트 장보기와 요리된 음식은 어플을 통해 내 집 앞에 배달된다. 기다리는 사이 나는 쇼파에 누워만 있어도 된다.

이렇게 스마트폰이 우리의 비만을 가속화했다는 결과가 있다.


 몸이 둔해지면 대체로 행동과 생각도 둔해지기 마련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영국 노화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들은 치매의 위험도 높다고 한다.

 비만인 사람들은 몸이 둔해서 행동이 굼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인지기능의 저하(사고력과 기억력 등)가 이들의 행동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살이 쪄서 몸이 둔한 것도 억울한데 인지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뇌도 둔해진다니 억울하기 그지없을 수 있다.


 인지기능 저하가 60대 노년에 확연하게 드러날 뿐이지 그렇게 멀리 갈 것도 없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20대의 비만 역시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어린 시절 비만이 있던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향후 10년 이내 급격하게 인지 능력이 감퇴한다고 한다. 

 젊은 나이의 비만 문제가 노년기의 인지 기능과 관련이 있다지만 언어능력, 판단력, 공간지각력, 주의력(집중력) 등의 퇴행 속도에 있어서 젊은 시절에도 현격하게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결핍이 관찰될 때가 있다.


크리스틴 야페( Kristine Yaffe)는 "성인 초기에 건강 문제(심혈관, 비만 등)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조기 치료나 개선이 노년의 인지 저하를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비만과 정서적 문제 역시 심각하다. 이들의 상관관계에 대한 자료에서 우울과 의욕저하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몸이 둔해지며 의욕이 상실하니 삶에 도전보다는 현실을 부정하며 우울에 빠지기 쉽고, 뇌신경에 자극을 주는 생활의 변화가 없으니 인지력도 퇴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사람들이 몸과 생각이 둔해지면서 희망만 상상하며 그와 비교되는 현실을 비관하고 좌절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비만과 스마트폰. 이 속에서 유달리 시대를 비관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실을 비관하며 마음속에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할 의욕이 없거나 지금 당장 해내야 할 일 때문에 시간은 없다고 한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은 양자택일이 아니다.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밸런스를 찾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하고 싶은 건 얼마의 시간이 걸려도 다 하고 살 수 있다.

 하루에 10분만 해도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 점처럼 느리게 갈 뿐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제대로 할게 아니라면 하지 않겠다는 완벽을 지향하는 편견 때문에 그렇게 작게나마 시작하지도 않는다.

해야 할 일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은 시작도 못하는 것보다 아주 미미하게나마 해나가 것은 인생은 결국 그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다.

더 이상 상상만으로 현실의 벽을 지레짐작 미리 만들어서 미루고 도망치지 말았으면.


 우리에겐 희망을 실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꿈을 희망하며 실천하는 것은 망상이 아니다. 계속하면 나의 현실이 된다. 
 계산기 두드리기 그만하고 저울질 멈추고 상상의 나래를 펴며 걱정하기를 내려놓고 그냥 시작하면 된다. 

 사실은 겁먹고 생각 속에 갇혀 있을 뿐이고, 시작하기가 귀찮은 것이 팩트다. 그렇게 세상 탓, 상황 탓을 하면 잠시 위로는 되겠지만, 그건 거짓말이다. 

세상 탓이 아니라 본인 탓이다. 둔한 몸과 게으른 마음.


 뭐든 해보면 미리 걱정했던 것보다 별거 아닌 경우가 많다. 상상의 괴물이 나를 잡아먹었다면 이 좋은 경험을 못했을 거라며 새로운 도전에 기쁘게 몰입했다. 물론 새로운 도전이 아주 가끔 별거인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 생각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고 할 만한 것들이었다.


 그러니 스스로 합리화하는 외부조건 탓을 하면 지금 잠시 위로가 되지만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나면 후회와 좌절이 나를 더 괴롭힌다. 세상 탓이야 말로 언발에 오줌누기 같은 대응이다. 잠시만 따뜻할 뿐 시간이 흐르면 더 꽁꽁 얼어붙는다.

나중에 후회가 없으려면 내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든 지금 내 상황과 조건이 어떻든지 조금씩 나에게 맞춰 움직여갈 수 있다.


 어떤 악 조건에도 무엇이든 해낸 사람들은 일단 용기를 내서 움직인 것이다.

 완성이나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그냥 오늘 하고 싶은 '작은 실천'을 하면 된다.


 그런데 그 용기가 언제 생기냐 하면 몸이 건강하고 날렵할 때다.

 겉모습이 둔하다면(형태, 움직임 모두) 사실은 의지나 의식도 둔해져 있을 확률이 높다.

 새로운 것들은 부정적이고 귀찮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게으름은 육체의 방치뿐만 아니라 정신의 방치도 포함된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몸만 망가지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인 건강과 의욕도 지방 아래 둔하게 묻혀버리게 된다.


 닫혀버린 생각은 생활을 낭비하도록 만든다. 

의미 없는 것들에 시간을 쏟고 불필요한 관계를 통해 '자신을 만들어갈 중요한 순간'들을 놓치게 된다. 인생의 중요한 시간들을 모두 킬링타임으로 허비하게 된다. 건강하지 않은 인스턴트적인 유흥들로 즉각적인 만족만 찾는다. 

 사실 인생의 중요한 것들은 지루한 것들을 견디며 해내는 만족지연을 통해 얻게 될 때가 많다.


 이런 즉각적이고 본능적인 만족에 취하면 오늘 나를 돌보고 챙길 의욕이 없어진다.

불필요한 것을 폭식하고 소모적인 얘기를 하고 자기의 취향이나 생각을 성찰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그저 흘러가는 가십을 소비하고 귀한 자신의 에너지는 밖으로 남에게로 발산하기만 한다.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깊이 있게 생각을 정리하면서, 날카로운 시선과 견고한 의지를 다질 시간을 가질 틈이 없다. 


 고독 속에서 혼자의 시간이 쌓여갈 때 우리는 깊어진다. 에너지는 오로지 자신에게 수렴되어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다.

운동을 하고 몸을 조금씩 조절하고 건강하게 만들어가면서 생각이 깊어지고 나에 대한 객관적인 성찰이 이루어진다.

  나만의 시간을 홀로 채워가며 몸은 건강해지고 사고는 깊어진다. 세상으로부터 흔들림이 적어지고 자신의 의지만을 믿게 된다.

 그렇게 현실적으로 바라보며 행동하게 된다. 남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내 손에서야 말로 비로소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세상에 우연히 얻어걸리는 요행은 오래가지 못한다.


 무작정 날씬한 몸을 지향하지 않고, 막연한 스마트함을 갈구할 필요가 없다.

매일 자신을 성심성의껏 돌보면 자연스럽게 건강하고 날렵한 몸이, 자신만의 견해가 확고한 지식인이 되어간다.


 내 인생이 잘 풀리기 위해, 술자리 인맥 같은 타인에게 기댈 것이 아니라 나를 믿고 나를 케어하며 나에게 의지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외부조건에서 만들어진 인맥은 허상이며 정작 나에게 필요할 때 내 손에서 움직일 수 없다. 나와 웃고 떠들며 내가 잘 나갈 때만 혹은 그들이 나를 이용해 먹을 가치가 있을 때만 내 옆에 붙어있다.


 그러나 나 자신에게 실력을 만들어주면 세상이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이 내 뜻대로 힘을 발휘하며 하고 싶은 방향대로 갈 수 있게 한다. 세상 탓을 하며 자기 연민에 빠질 일이 없어진다.


 어떤 문제건 '탓'을 찾으면 해결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 현실을 인정하고 해결책이 내 손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달라질 수 있다.

 

 비만이 지속되면 어린아이들은 학업능력, 성인들은 인지능력 및 업무 성과가 탁월하기 힘들다. 비만과 인지기능의 상관성을 부인한다고 없는 일이 되지 않는다. 이 연관성을 인정하고 나를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현대사회에서 잘 관리된 몸을 선호하는 것은 외적인 이유만이 아니었다. 적당하게 날씬하고 건강한 몸은 결국 능력까지 대변한다는 것.


 몸은 날렵하게~~ 머리는 똑똑하게!


  

 호주 매쿼리대에서 실시된 연구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두 달간 운동을 시켰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스트레스, 정신적 고통, 자기 효능감에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체중 감소와 더불어 의욕과 자아상이 높아져 기본적인 생활 습관이나 가치관까지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작은 생활습관을 못 지키고 행동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운동을 먼저 추천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뇌의 활동을 최적화로 유지하는 것은 운동이다. 이미 다른 글에서 설명했다.

https://brunch.co.kr/@lovegyny/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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