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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인미D Feb 03. 2021

4. 그렇게, 요가 강사가 되었습니다.

<주변에 어디에나 있는 어느, 평범한 회사원의 요가 수련>


 결론 먼저 말하면 요가 강사가 되지는 않았다. 

 여전히 나는 회사원으로 살고 있고 매일매일 요가 수련을 통해 나를 다듬어 가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 요가 강사로써 사람들에게 요가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 증명을 갖게 되었다. 현업 직업강사로 활동하고 있지는 않지만 또 다른 나의 아이덴티티로 요가 강사를 추가했다. 뒤늦게 시작한 요가 공부이기에 앞으로도 요가 강사 생활을 할지 어떠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나의 수련이 먼저 완성되어야 한다는 것이 목표다.

 내가 요가강사를 하겠다 또는 하지 않겠다는 어떤 말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불혹이 되고 보니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만 장담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있다. 

 몸치인 나는 어떤 것도 몸으로 하는 것을 할 수 없다고 평생 생각했지만 이렇게 늦은 나이에 몸을 비교적 잘 컨트롤하며 요기니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요가에는 완성이 없지만 나를 완전한 요가적인 삶으로 탈바꿈하기에는 아직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짧았다. 내가 요가를 만난 지 이제 겨우 4년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 평생을 일반 회사원으로 살아왔기에 갑자기 요가 지도자로서 인성을 겸비한 사람인지 의문이 들고 내가 그럴 자격이 되는 사람인지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다. 요가를 주야장천 생각해 온 인생이 몇년 되지 않아서 평생 디자인 일을 생각해 온 내 원래 직업보다 더 잘 알고 있는지 의문을 품으며 아직은 부족하다는 스스로의 마음이다.


 그렇기에 조금 더 수련하여 나를 다듬어 나가다 보면 어떻게 할지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나를 선생이라고 부르는 업계는 크게 네 가지 계통이 있다. 요가업계, 아로마 업계, 배치플라워 업계, 대학교. (업계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시절 말로 하면 본캐 = 회사원이고, 부캐 = 요기니(요가수련자), 아로마인, 배치플라워인, 대학교 시간강사 정도 된다. 어쩌다가 저런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냐고 누가 물어봤다. 그저 그 순간의 필요와 이끌림이 있었다. 나를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었고 그것을 고민하던 과정 중에 모두 필요한 공부들이었다. 자연스럽게 그 공부를 하다 보니 자격증이라는 결과물은 부수적으로 따라왔다.


 힘든 나, 아픈 나를 치유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공부였는데 이 공부들이 어느새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들은 마음이 많이 아파지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경쟁에, 상사와 동료와의 관계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중에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채찍질만 하게 된다. 나만해도 남에게 칭찬은 오글거려서 거의 못하지만 어떤 상황에 데려다 놔도 크리틱은 기깔나게 잘하는 사람이 되었다.

 직업, 사회라는 관점으로 놓고서 보더라도 크리틱은 받는 쪽 하는 쪽 모두 마음이 조금 아프기는 하다. 평생 예쁘다 착하다 잘한다는 칭찬만 받을 수는 없지만 회사라는 쪽은 칭찬과 따뜻한 말은 단 1%도 없는 곳이다. 실적과 성과를 위해 칼날 같은 말만 오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세상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 중 많은 사람들은 마음이 아프고 힘든 나를 방치할 수 있다. 

 혹은 전문가에게 치료를 맡길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평소의 내 마음은 내가 다스리고 치유해 나가야 한다. 

 나의 24시간과 평생이란 시간을 전문가와 약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아픈 내 마음을 스스로 알아챘다면 오늘, 지금, 매일 나를 아끼고 도닥이며 치유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면 좋다.


 나는 그렇게 나를 매일 일상에서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그것이 아로마가 됐다가, 배치플라워가 됐다가 요가도 됐다가 모두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내 삶을 질적으로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 것들이다. 그런 공부들로 돈은 단 1원도 번 적은 없지만, 오히려 그것을 공부한다고 돈을 더 쓰면 썼지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내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바꿔주었기에 아깝지 않은 투자였다고 생각한다.


 많이 힘든 시절 그렇게 나는 내 몸을 다스리는 수련을 하다 보니 그렇게 요가 강사가 되었다. 아니 강사의 자격을 갖게 되었다. 나를 돕고 치유하기 위해서 했던 공부는 나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갔다. 

 평생 공부, 사십 대 공부, 은퇴 후 공부 등 많이들 공부를 하라고 한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중년의 공부는 그것을 통해 나를 조금 더 알아가고 치유해 가며 살 수 있는 지혜를 준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의 공부는 더 나은 학위, 자격증, 학점, 취업을 위한 실리적인 목표를 설정해 둔 수동적인 공부였다. 하지만 어른이 된 시기에 시작하는 공부는 꼭 어떤 자격증이나 목표를 향하지 않아도 된다. 단순히 나를 위해서 혹은 지식을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공부를 대할 수 있다. 그렇게 공부 자체에 흠뻑 빠져서 몰두하다 보면 다른 것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저 한 분야의 지식을 배워가는데 즐거움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너무 한평생 공부와 독서의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다. 

 지금이야 공부를 하다가 잘 안돼도 압박이 없는 나이라서 어떤 분야든지 자유롭게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 보면 좋겠다. 우연히 접한 공부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보다 더 적성에 맞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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