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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인미D Feb 02. 2021

3. 전 그냥 운동하러 왔습니다만.

<운동하려고 요가했는데 이것이 종교인지 뭔지 헷갈려서 고민했던 나>


 요가 아사나 수련을 하며 명상, 참선, 호흡을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나도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때는 ‘나마스떼.’라는 인삿말 조차 부담스럽긴 했다. 그러나 점점 수련의 시간이 지나며 나마스떼라는 인사는 나에게 편안함과 안식을 빌어주는 주문이 되었다. 요가 수련이 끝나고 요가 선생님의 덕담과 함께 나마스떼로 끝나면 정말 그날 하루는 잘 마무리된 느낌이다.

 나에게 있어 나마스떼는 ‘오늘 하루 참 잘했어요.’ 칭찬 스티커 같은 느낌이 되었다.


 어떤 수련시간에는 선생님이 인삿말 대신 ‘옴’ 만트라를 외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그것도 너무 생소해서 불편했다. 여기가 절간인가 요가원인가 헷갈려하다가 소리없이 입 모양만 따라하는척 하고 수련을 마쳤다. 아니 솔직히 이상했고 나는 건강하게 운동하려고 요가원에 왔는데 왜 저런 주문을 외우는 것인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종교색이 짙다고 생각해서 거부감이 생겼지만 수련이 깊어지다보니 나는 정말 '옴'이라는 단어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옴’이외에도 정말 좋은 만트라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선생님들과 모여 여러가지 만트라를 외면서 수련을 하기도 했다. 다같이 만트라를 외는 시간은 마치 어린 시절 친구들과 모여 만화 노래를 부르며 우정을 다지듯 요기(요가를 수련하는 사람)끼리 약속된 의를 다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만트라를 계속 외다 보면 뭔가 그 단어나 문장들에서 나를 둘러싸는 기운을 느끼게 된다. 그것도 혼자가 아닌 여럿이 단체로 모여 외는 만트라에는 강한 기운이 있다. 만트라 소리의 힘이 우주의 기운을 끌어다 오는 느낌이다.


 현대의 요가는 대부분 육체적 수련을 기반으로 한 아사나 수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명상, 호흡(프라나야마) 같은 영적 수련 부분을 거론 하면 대부분 어렵게 생각하기도 하고 종교적인 오해를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가는 종교인가 아닌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질문을 꽤 받기도 한다. 요가를 간단하게 말 하면 자신을 다듬는 정신적 & 육체적 수련이라고 볼 수 있다. 종교는 어떤 우상과 대상을 모시며 기도하는 과정에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라면 요가는 그 대상이 외부가 아닌 나 자신으로, 직접 심신을 수련하며 나를 찾아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종교다 아니다를 떠나서 이 정도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종교적인 느낌의 오해를 받는 이유는 기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가는 인도에서 시작하여 힌두적인 철학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수련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단어는 산스크리트어를 사용하고 있고 일부 단어들은 불교(불교 역시 인도에서 시작된 종교이다.)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교차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언어적인 교차점일뿐 추구하는 철학과 방향이 같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요가가 종교인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요가는 단지 나를 수련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알려주고 싶다. 나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수련 하려고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요가는 아사나수련 하나만 보면 운동 같기도 하고 사용하는 용어나 시스템을 보면 종교 같기도 한 그 오해 속에서 그저 나를 수련하는 방법이다로 느끼면 될 것 같다.

 수련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이것이 운동인가 종교인가에 대한 고민은 점점 없어지며 스스로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어 그런 분야적인 구분 자체가 중요한 것인지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어진다.


 요가에서 중시하는 중도나 밸런스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을 겪을때에도 스스로를 바르게 지켜나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각자 수련해 나가며 심신의 밸런스를 찾아간다는 점으로 요가를 이해해가면 좋을것 같다.


 요가라는 것이 수련을 하면 더 해나갈수록 운동이라기 보다 나를 닦는 느낌이다. 수련이라는 단어도 한자를 살펴 보면 닦을 수修에 단련할 련鍊이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서 요가를 시작했다. 나는 단순히 요가를 필라테스와 복싱처럼 신체를 단련하는 운동 종목 중 하나로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개인 수련에 깊이를 더 할 수록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기 보다 나를 닦아나가는 수련의 느낌이다.

 그래서 요가는 다른 운동과 달리 '수련한다' 라는 동사를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사나 동작을 하는 신체 수련 뿐만 아니라 호흡을 조절하는 프라나마야, 마음을 정돈하는 참선까지 심신 전체를 어루만지고 다듬어가고 있다. 누가 시켜서라기 보다 수련을 지속 하면서 육체적인 부분 뿐 아니라 정신적인 수련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고 찾고 있는 중 이다.


 모든 것은 억지로 찾으려고 할 필요가 없다. 때가 되면 마음에 목이 말라 내가 찾게 된다. 그때까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수련을 묵묵히 해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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