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요가 마사지

<내 손 내 몸이 만들어낸 요가의 풀림>

by 전인미D

마사지를 받듯 유난히 요가가 시원한 날이 있다.


찌뿌둥한 어떤 날 다른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진 마사지나 치료로 풀리는 것과는 다른 내 몸과 내 힘의 강도로 적당하게 이루어진 요가의 풀림이다.


가끔 이런 셀프 요가 풀림을 겪을 때는 하루종일 컨디션이 좋다. 수 십만 원의 마사지 서비스로도 얻을 수 없는 개운함이 있다.


정말 가끔 우연히 행운처럼 다가오는 꿀 같은 수련이다. 요가로 몸을 잘 풀었다는 말을 해도 될지 몰라 혼자 생각만 하고 있다가 연이은 수련에서 느끼게 되어 기록하게 되었다.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마사지를 많이 받아보았지만 대부분 만족스럽지 못했다. 뼈를 맞추고 근육을 푸는 타이 마사지는 너무 아파서 받으며 힘이 들 때가 있다. 마사지를 받고 나면 몸살이 오고 오히려 근육이 뭉치거나 더 힘든 시간이 남아있다. 아로마 마사지는 너무 간지러워서 마사지를 받으며 릴랙스를 하기보다는 최대한 간지러움과 웃음을 참아내느라 편한 휴식이 되지 못한다. 도수치료도 몸이 아플 때 많이 도움을 받았지만, 받는 내내 너무 아프고 눈물을 참아 내야 한다.


최근 요가 수련에서 마사지의 시원함을 몇 차례 느끼게 되었다. 정말 딱 적당히 나에게 맞는 마사지를 받는다면 이런 시원함이 아닐까 싶은 느낌으로 온몸이 풀리고 아주 개운한 상태로 수련을 마친 날이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내가 느낄 강도를 예측하여 마사지를 해줄 수 없지만, 내가 내 몸을 아주 잘 컨트롤하여 시원함과 편안한 강도로 마친 수련이었다.


수련 중에 척추가 우두득 거리며 맞춰지는 소리가 나서 매일 요가하는 사람 몸에서 이런 소리가 나도 되나 싶어 웃음이 났다. 아사나를 하면서도 피크 구간이 살짝 힘들기는 했지만 무척 가벼웠고, 대체로 '아우 시원하다 시원해.'라는 소리를 연발하며 수련을 진행했다.


누구도 해주지 못하는 시원한 마사지를 스스로 한 날이었다. 컨디션이 좋으면서도 찌뿌둥한 어떤 에너지가 조화로운 날에 요가를 하면 이렇게 시원하게 몸이 풀리는구나를 느꼈다.


매일 하는 요가에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을 것 같지만, 참 다르게 느껴진다. 참 오래간만에 수련을 했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롭겠지만, 매일 하면 모든 것이 똑같을 것 같지만 놀랍게도 매번 똑같으면서도 다르다.

어? 어제는 안 이랬는데? 라거나... 놀라울 만큼 지난주와 동일한 실력이로구나... 라며 자소 섞인 혼잣말로 늘 놀래는 상황이다.


몸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이전에 무척 싫어했던 아사나에서도 온몸이 풀려가는 것을 느낀다. 그 아사나를 하면 굉장히 기분이 좋고 몸이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면 아픔이나 힘듦보다 대부분의 아사나가 '아유 시원하네~ 에너지가 완충된다.'라는 느낌으로 다가올까 생각해 본다.


선생님께서 특정한 에너지가 부족할 때 어떤 아사나로 기운을 채운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 생각이 난다.

나는 그런 경지를 아직 이해를 못 하지만, 대체로 전체 수련을 통해서 오늘은 참 기운차다는 느낌을 가끔씩 받는다.

디테일하게 이 아사나로 어떤 기운을 보완하겠다는 높은 경지는 아니어서 꾸준히 풀 시퀀스로 수련을 해나가는 중이다.


p.s.

매일 하는 수련의 부작용이 하나 있다.

이제 수련을 하지 않으면 몸이 상당히 불편하고 찌뿌둥하다. 게다가 수련이 끝나도 몸이 덜 풀린 날은 따로 부분 스트레칭을 하는 아사나로 추가해줘야 한다.

나는 알게 됐다. 요가 수련 후 몸이 상쾌해지는 그 맛을...

그래서 이제 수련을 끝내고도 따로 몸을 풀어서 그 상쾌함을 맛봐야 그날의 수련이 마무리된다.

대부분 무거운채로 살기 때문에 이 가벼움을 모를 수 있다. 그러나 한번 맛 보고나면 멈출 수 없는 가벼움~

그래서 중독이 된다. 그러나 괜찮다. 요가는 중독이 되어도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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