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도전이란 있을까?>
삶은 유한하고 돈과 시간, 나의 체력은 한계가 있다.
우리는 이 한정된 조건과 기회비용을 고려해 효율적인 선택을 내리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나을까?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
사실은 이런 고민은 같은 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어떤 일을 처음부터 잘할 수가 없다. 잘하지 못하는 일은 재미가 없다. 목표로 삼고 성취를 희망하면서 그 힘든 과정을 인내할 수는 있겠지만, 노력의 시간은 즐기기가 어렵다.
노력의 동기를 '재미'로만 삼아서는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계속할지 말지는 재미를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어떤 일을 좋아하려면 비교적 잘해야 하는데, 잘하기 위해서는 능숙함을 갖출 긴 세월이 필요하다.
즉 어떤 일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오랜 시간 해오느라 잘하게 되면 좋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할게 아니라, 지속에 대한 자기 다짐이 더 중요하다.
어떤 일이든 선택해서 쭉 오래 하게 되면 좋아함과 잘함을 이해할 수 있는 경지에 자연스럽게 이르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될만한 것을 선택해 시간낭비를 줄이고 싶겠지만, 시작도 전에 좋음과 잘함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시작해 보기 전에는 흥미나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겠지만, 실행해 나가는 시간들은 즐거움보다는 지루하고 괴로운 시간이 더 많다.
이 시간을 이겨내지 못하면, 시작해 보니 막상 나랑 안 맞다거나 재능이나 흥미가 없더라며 그만두게 되는 이유가 된다.
시작도 전에 효율을 계산하다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되거나, 시작과 동시에 지루한 시간을 인내하지 못해 중도포기 하게 된다.
그러나 미친 재능의 인자도 처음에는 미숙함으로 시작된다. 누구도 처음부터 잘해서 시작할 수는 없다. 시작도 전에 잘하는 일인가, 좋아하는 일인가를 고려하는 것은 출발을 미루는 변명만 된다.
어떤 목표든 손해를 안 보려면 그 일을 시작하고 나서 멈추지 않으면 된다. 언젠가 내가 선택한 그 일이 능숙해지면 결국 즐기게 되고 모든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노력과 투자의 과정이 된다.
어떤 일에 손해 보듯 시간을 채워 넣어야 한다. 그렇게 노련함은 그 일을 잘하게 되어 결과를 만들어내기 용이하다. 이로써 보람과 만족이 생겨 그 일을 더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어떤 일에 능숙해짐에도 불구하고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능숙하지도 않고 많은 실수와 사고를 유발하고 미숙하고 한심한 자신을 보면서 그 일을 좋아하기란 어렵다. 일단 어떤 일을 좋아하려면 잘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골프를 처음 배울 때 너무 오랜 시간 재미가 없었다.
지금은 꽤 잘 치게 되어서 때때로 즐기게 되었다. 골프를 즐기는 순간은 내가 어느 정도 게임에 능숙해지는 기본기가 생길 때다. 잘하지도 않는데 좋아서 미치기는 쉽지가 않다. 물론 가끔 미숙하지만 어떤 일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미숙해서 좋아하는 마음은 오래가지 않는다. 금방 지루해지고 지치게 된다.
이렇게 지루해진 순간 많은 사람들의 새해 결심처럼 기억의 저편으로 그 목표들은 밀려나게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미숙해서 지루한 시간을 견디는 것뿐이다.
즐기는 경지는 잘하게 된 다음이다. 잘하는 것은 시간의 투자 다음이다. 시간의 투자는 그 일을 반복하며 재미없고 힘든 경험을 누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와 흥미만을 어떤 일을 지속하게 하는 동기로 삼으면 많은 것들은 작심삼일이 된다. 흥미는 금방 떨어진다.
결국 재미는 나중에 생기는 것이다. 오랜 시간 좌절과 극복을 한 뒤 잘하게 되면, 재미있는 일이 된다.
반대로 다시 돌아가, 모든 일은 비효율적인 것을 감안하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
본전은 결국 지속과 능숙함을 갖출 때 찾을 수 있다.
해봤는데 소용없더라, 시간 낭비더라는 생각은 그 일을 중도에 그만뒀기 때문이다.
최근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후덕죽 셰프의 인터뷰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
"요리하는 것이 재미난 게 아무것도 아닌 것에 머리를 조금 더 쓰면 새로운 맛이 나오고 새로운 요리가 탄생하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다."
저런 중식 대가가 자기 일이 즐거워지기 위해 얼마나 길고 어려운 시간을 쌓아왔을까.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가장 높은 경지에서도 그 일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가 있으니 그는 현업에서 물러나지 않고 즐기는 일을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권력의 맛에 취해 처음의 열정을 잃고 실무를 내려놓는 사람이 많다.
사실 즐기기 위해 힘든 시간을 버티며 그 일을 지속해 왔는데 결국 권력을 위해 그 일을 놓게 되는 실수를 많이 한다. 어떤 일을 반복하고 숙련이 되어 즐기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실무를 놓고 싶지가 않다.
그 일은 이제 고통을 쌓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나의 성취를 완성하는 즐기는 시간들이 되기 때문이다. 숙련이 되어 잘하게 되니 즐기며 하게 되는 시간만 남아있다.
그들은 처음부터 재미있고 잘해서 오랜 시간 같은 일을 해왔을 것 같지만, 사실은 오랜 시간이 쌓아온 노련함이 바탕이 됐으므로, 지금은 즐기게 된 것이다.
어떤 일이든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가 없다. 아직도 저 일이 그렇게 재밌고 좋을까 싶어서 대단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