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떠난 자리에는, 시간이 머물러 있었다
그 애는 늘 ‘착한 아이’였다.
부모님이 바쁘셨기에 스스로를 다독였고,
어른들의 기대에 맞춰 자랐다.
“남자는 강해야지.”
“누나처럼 되면 안 된다.”
그 말들이 그 애의 마음에 조용히 쌓였다.
그는 늘 누군가의 기대 속에서 살아야 했다.
자신의 욕심이나 약함을 드러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나는 그 애에게 자주 말했다.
“넌 똑똑하고, 참 잘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이 그를 더 조용히 짓눌렀던 건 아닐까 싶다.
어른들이 말하는 ‘잘 산다’는 말속에는
언제나 무거운 문장이 숨어 있다.
‘힘들어도 티 내지 말라.’
‘참아야 한다.’
그 애는 그 말을 너무 충실히 지켰다.
끝내는 자신을 위로할 언어를 잃어버렸다.
“그 애는 어른들이 만든 이상 속에서 살다,
결국 현실의 무게에 짓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