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어른들의 기대가 만든 무게

사람이 떠난 자리에는, 시간이 머물러 있었다

by 김현아

그 애는 늘 ‘착한 아이’였다.

부모님이 바쁘셨기에 스스로를 다독였고,

어른들의 기대에 맞춰 자랐다.


“남자는 강해야지.”

“누나처럼 되면 안 된다.”

그 말들이 그 애의 마음에 조용히 쌓였다.


그는 늘 누군가의 기대 속에서 살아야 했다.

자신의 욕심이나 약함을 드러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나는 그 애에게 자주 말했다.

“넌 똑똑하고, 참 잘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이 그를 더 조용히 짓눌렀던 건 아닐까 싶다.


어른들이 말하는 ‘잘 산다’는 말속에는

언제나 무거운 문장이 숨어 있다.


‘힘들어도 티 내지 말라.’

‘참아야 한다.’


그 애는 그 말을 너무 충실히 지켰다.

끝내는 자신을 위로할 언어를 잃어버렸다.


“그 애는 어른들이 만든 이상 속에서 살다,

결국 현실의 무게에 짓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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