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떠난 자리에는, 시간이 머물러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이 불안했다.
문득문득 생각했다.
‘혹시 나의 아이가,
나의 가족이 그처럼 어두운 생각을 품는다면 어쩌지?’
그 불안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누가 늦게 들어오기라도 하면 가슴이 뛰었다.
전화벨이 울리면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나는 그날 이후로 아이들에게 말했다.
“공부보다 마음이 더 중요해.”
“힘들면 말해도 괜찮아.”
그 애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아이들에게 반복해서 건넸다.
하지만 아이들이 “괜찮아”라고 말할 때면
아직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 말속에 숨어 있는 침묵의 온도를
나는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기도했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그 불안을 안고 사는 법을 배웠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불안과 함께 걸을 수 있게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