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완성이 되는 순간
그 아이가 세상을 떠난 지 오래지만,
나는 여전히 그 아이와 대화하며 산다.
눈을 감으면, 언제나 같은 목소리가 들린다.
“누나, 괜찮아. 잘 살고 있잖아.”
그 한마디가 나를 버티게 했다.
시간은 그리움을 희미하게 만들지 못했다.
다만, 그리움의 모양이 달라졌을 뿐이다.
이제는 슬픔이 아니라,
나를 다시 살게 하는 힘으로 남았다.
그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릴 때면
나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곳 어딘가에서 여전히 나를 응원하고 있을 거라고,
그 마음이 별빛처럼 닿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리움은 끝이 아니라 연결이었다.
떠난 이와 남은 이를 이어주는 조용한 끈.
그리움이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미움과 원망 속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안다.
별이 된 그 아이는 나의 어둠 속에서 길이 되어 주었다.
그 길 위에서 나는 글을 썼고,
그 글이 나를 다시 세웠다.
그리움은 아픔이 아니라 빛이었다.
그 빛이 나를 살게 했다.
이 글은 브런치북 〈그리움은 나를 살게 했다〉 의 주요 챕터로,
매거진 〈마음을 담은 글로 브랜드까지〉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사라진 이의 흔적이 남은 이의 길이 되는 순간을 담았습니다.
by 김현아 | 라운지글랩 에세이스트
감정의 기록으로 삶을 확장하고,
글의 힘으로 브랜드를 세우는 사람.
브런치북 〈그리움은 나를 살게 했다〉,
〈나는 오늘도 나를 조금 미뤘습니다〉 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