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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네가 있어서 내가 자란다

by 김현아

예전엔 어른이 된다는 게

모든 걸 다 아는 사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엄마가 되어보니 알겠더라.

어른도, 엄마도 여전히 자라는 중이라는 걸.


너를 키우는 매일이

새로운 배움의 연속이었어.

처음엔 서툴렀고,

때론 울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시간 속에서 엄마는 조금씩 달라졌어.


예전엔 세상의 속도에 쫓기며 살았는데,

이제는 너의 걸음에 맞춰 천천히 걷는 법을 배웠어.

예전엔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부족해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됐어.

예전엔 결과만 중요했는데,

이제는 하루의 과정 속에서 행복을 찾게 되었어.


너는 몰랐겠지만,

엄마는 네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다시 배우고 있었단다.

네가 넘어지면

‘괜찮아, 다시 일어나면 돼’라고 말하면서,

그 말이 엄마 자신에게도 위로가 되었어.


엄마는 네 덕분에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조금 더 참을성을 갖게 되었어.

무엇보다 ‘사랑한다’는 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닫게 됐지.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해.

아이를 키운다는 건

결국 나를 다시 키우는 일이라는 걸.


너의 웃음 속에서

엄마의 하루가 자라고,

너의 질문 속에서

엄마의 마음이 넓어졌단다.


가끔 너에게 미안했던 순간들도,

사실은 엄마가 자라는 과정이었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엄마도 배우는 중이라고

이제는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어.


너는 엄마의 성장 이유야.
네가 있어서,
엄마는 오늘도 배우고 자라.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말하고 싶어.

“고마워, 내 곁에 와줘서.

네가 있어서,

엄마는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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