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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미안하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

by 김현아

엄마는 가끔 네게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아.

“미안해, 오늘은 많이 못 놀아줘서.”

“미안해, 목소리가 좀 커졌지?”

“미안해, 엄마가 조금 지쳤어.”


그 말들을 내뱉을 때마다

마음속 어딘가가 조용히 아파왔어.

마치 사랑을 주는 대신

늘 부족함만 건네는 사람 같았거든.


그런데 언젠가 네가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지.

“엄마, 미안하다고 하지 말고 그냥 안아줘.”


그 한마디에

엄마의 마음이 무너져버렸단다.

그동안 미안하다는 말 뒤에 숨어서

진짜 하고 싶던 말을 미루고 있었던 걸 깨달았어.


그건 바로,

“너라서 고마워.”

“엄마로 살아가게 해 줘서 고마워.”


엄마는 네가 태어나고 나서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어.

하루의 중심이 바뀌고,

시간의 무게가 달라졌지.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울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그 모든 순간마다

엄마를 단단하게 만든 건 결국 ‘너’였어.


엄마는 네가 있어서 자란 사람이야.

사랑을 주면서 배웠고,

참는 법을 알게 되었고,

다시 웃는 법도 너에게서 배웠단다.


그래서 이제는 미안하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을 더 많이 하려고 해.

너의 웃음이 나를 살리고,

너의 한마디가 하루를 밝히니까.


너에게 완벽한 엄마가 되지 못해도 괜찮아.

엄마는 지금도 배우는 중이고,

그 배움의 이름이 바로 ‘사랑’이니까.


미안하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을,
후회보다 감사의 마음을.
그게 엄마가 너에게 배우고 있는 사랑의 방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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