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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사랑을 가르쳐준 사람

by 김현아

엄마는 ‘사랑’이라는 말이

처음엔 참 어렵게 느껴졌단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어디까지 주어야 할지,

그 기준이 늘 헷갈렸어.


처음 너를 품에 안았을 때,

사랑은 단순히 ‘감정’이 아니라

‘책임’이란 걸 깨달았어.

작고 따뜻한 손을 잡는 그 순간,

엄마의 세상이 바뀌었지.


그때부터 엄마의 하루는

사랑을 배우는 시간이었어.

잠들지 못하던 밤,

수없이 울던 새벽,

그 모든 순간이

사랑의 다른 얼굴이었단다.


너는 말보다 행동으로

사랑을 가르쳐줬어.

엄마가 화를 내도

금세 웃으며 다가오고,

서툰 엄마의 손을 꼭 잡으며

“괜찮아”라고 말해주던 너.


그 한마디가

세상의 어떤 말보다 큰 위로였어.

그제야 알았어.

사랑은 완벽해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서툰 마음이 서로 닿으며 자라는 거라는 걸.


엄마는 예전엔 늘 주는 사랑만 생각했어.

그런데 너를 키우며 깨달았지.

사랑은 ‘주는 사람’만큼

‘받는 사람’도 자라게 하는 거란 걸.


너를 통해 엄마는

사랑의 속도를 배웠어.

때로는 기다려야 하고,

때로는 멈춰야 하고,

무엇보다 마음을 먼저 들어야 한다는 걸.


엄마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야.

사랑을 완벽히 알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 너를 바라보며

조금씩 더 깊이 이해하고 있어.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말하고 싶어.

“사랑을 가르쳐준 건 너야.”

엄마가 사랑을 배운 건

책도, 세상도 아닌

너의 눈빛과 웃음이었어.


사랑은 주는 법이 아니라
함께 자라는 법이란다.
엄마는 네 덕분에 그걸 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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