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예전엔 늘 이렇게 생각했단다.
“엄마는 쉼이 없어도 괜찮아.”
“조금 피곤해도, 아이가 행복하면 됐어.”
그게 사랑의 증거라고 믿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건 사랑이 아니라 소진이었어.
매일 같은 하루가 이어지고,
하루의 끝에 거울을 보면
피곤한 눈빛 속에서
‘나’라는 사람이 점점 희미해지는 걸 느꼈어.
그때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물었단다.
“엄마는 오늘, 나를 돌봤나요?”
대답은 조용했어.
‘아니요, 오늘도 잊었어요.’
그날 이후 엄마는 작은 변화를 시작했어.
아침에 잠깐이라도 햇살을 쬐기.
커피 한 잔을 천천히 음미하기.
아이의 낮잠 시간에
책 한 장이라도 읽기.
처음엔 사치처럼 느껴졌지만
이게 엄마의 마음을 회복시켜 줬단다.
햇살이 얼굴에 닿는 그 순간,
엄마는 다시 ‘나’로 돌아왔어.
아이를 사랑하는 일은
결국 나를 잃지 않는 일과 닮아 있더라.
나의 하루가 버거우면
아이의 웃음도 흐릿해지니까.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믿어.
엄마의 행복이 곧 아이의 평화라는 걸.
때로는 너를 위해 멈추지 않고 달리던 날보다,
잠시 쉬어가며 숨을 고르던 날이
더 따뜻하게 기억된다는 걸.
엄마는 너에게 모든 걸 주고 싶지만,
이제는 한 가지를 더 배우고 있어.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이
결국 너를 위한 시간이라는 걸.
엄마의 하루에도 햇살이 필요해.
그 햇살이 있어야,
너에게 줄 따뜻함이 자라니까.
그러니까 혹시 언젠가
너도 엄마가 된다면,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엔
언제나 ‘나를 사랑하는 시간’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걸.
엄마는 오늘도 배운다.
사랑은 멈춤 속에서 자라고,
쉼 속에서 더 깊어지는 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