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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조한 글쓰기 Oct 02. 2020

재능 마켓 비즈니스의 종말

시나리오를 통해 예측한 재능 마켓의 미래

재능 마켓은 한마디로 프리랜서 마켓이다. 

내 무형의 지적 재산과 역량을 타인에게 서비스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직거래 외주 서비스'정도로 이해하면 쉽다.


이 재능 마켓은 크몽, 오 투잡, 탈잉 등 다양한 스타트업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지난 3~4년 간, 큰 외형적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필자는 현재 시스템으로 지속한다는 가정하에, 비즈니스 종말을 예상한다.

여기에는 치명적인 시스템적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Weak Point #1. 리뷰 시스템

해당 비즈니스의 평가 시스템은 오직 리뷰와 판매수로 이뤄진다.

즉 무형의 재화를 거래하지만, 평가는 네이버 쇼핑이나 쿠팡의 시스템과 동일하다.

이는 판매자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이다. 

왜냐하면 유형의 재화의 경우, 본인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그러나 재능 마켓과 같이 무형의 서비스인 경우, 리뷰의 퀄리티가 판매자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최근 배달의 민족 악플 테러가 이슈 되고 있는데, 이러한 비즈니스 구조는 더욱 심각한 이슈가 될 것이다.

게다가 타 경쟁자를 일부러 비방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취약한 구조이다. 

문제는 해당 업체들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이러한 잠재적 이슈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Weak Point #2. 평가 방법

보통 판매자가 소비자보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평가가 일방적이기 때문에, 판매자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

설령 그것이 퀄리티가 낮아진다고 해도, 판매자는 평가만 잘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즉 '해달라는 대로 해주면' 되는 것이다. 


이는 전체 퀄리티에 영향을 주게 되며, 소비자도 점차 느끼게 된다.

물론 평가는 소비자의 영역이다. 그러나 재능 마켓은 철저히 '돈 쓰는' 사람 중심이다.

네이버 쇼핑이나 쿠팡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차용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 생각한다.


Weak Point #3. 높은 수수료율

가장 큰 규모의 재능 마켓인 크몽은 매출의 20%를 가져간다. 

네이버 쇼핑 평균 5%, 쿠팡 10% 수준임을 감안하면 2배에서 4개가량 매우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상위 노출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99000원 수준의 광고 상품을 써야 한다.

처음에는 직장인이 투잡을 하기 위해 몰려든 감도 있지만, 이렇듯 높은 수수료율이 유지된다면 정작 전문가들의 이탈이 예상된다.


Weak Point #4. 가격 경쟁, 낮아진 퀄리티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문제는 부실한 전문가 인증으로 인해, 퀄리티도 그만큼 낮아지고 있다. 

한 번은 엑셀 전문가라고 속이고 등록을 시도했는데, 별다른 어려움 없이 등록된 적이 있다. 

이러한 구조는 플랫폼에 갖는 소비자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된다. 


Weak Point #5. 업체들의 작은 규모

재능 마켓의 플랫폼 사업자는 규모가 작다. 

이는 위에 언급한 구조적 문제에 고민할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광고 시스템과 노출 방법을 고민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별다른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재능 마켓의 미래를 아래와 같이 예상한다.


시나리오 #1. 저가형 중심 구조

매우 저렴한 가격의 서비스가 중심이 될 것이다. 

그와 비례하여 검증되지 않은 전문가가 매우 많아질 것이다.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유도하는 '낚시형' 서비스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 #2. 경쟁적 악플 의뢰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경쟁 전문가를 제거하기 위한 악플 의뢰가 늘어날 것이다.

이는 시스템 상에서 걸러져야 하는 부분이나, 현재 플랫폼 업체는 이러한 역량이 없다.


시나리오 #3. 낮은 수수료를 어필하는 신생 업체 등장

폭리에 가까운 수수료율이 이슈화된다면, 그에 걸맞은 신생 업체가 등장할 것이다.

아직은 해당 비즈니스 규모가 크지 않아서 수수료율에 대한 문제에 벗어나 있다.

현재 배달 플랫폼의 규모가 커지면서, 수수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시나리오 #4. 결과물이 분명한 서비스로의 전환

전문가의 인사이트가 있는 결과물보다는, 단순하면서 결과물이 명확한 서비스가 늘 것이다.

예를 들어 면접에 대한 전략 수립 서비스보다는 엑셀 자동화나 녹취록 작성과 같은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예상 가능한 퀄리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5. 겸업금지 강화

각 회사에서는 이러한 외주 활동에 대한 겸업금지를 강화할 것이다.

이는 서비스 제공자의 활동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실 위 예상한 수준으로 진행된다면, 이는 재능 마켓이 아니라 외주 마켓이다.

단순 반복의 외주 마켓으로의 축소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해당 업체들의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충분히 몸집을 키워 EXIT 하면 성공일 수 있다.

그러나 여러모로 순기능이 많은 비즈니스 구조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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