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라 글쓰기 19기] 9일 차 글쓰기
오래전 함께 일했던 선임을 2026년에 다시 만났다. 무려 13년 전에 함께 일했던 사이니 그 사이 시간이 많이 흘렀다. 나는 그 당시 대리였고 막 과장이 되었을 무렵 함께 일했었다.
다시 함께 일한 지 2개월이 지났는데,
그분은 나를 보면서 놀랍다고 한다.
원래도 꼼꼼한 줄 알았는데
지금은 꼼꼼함을 넘어 쫀쫀해졌다고 말한다.
나보고 업무뿐 아니라,
윗 사람에게도, 아랫사람에게도,
신앙에 있어서도, 본인 공부와 계발에 있어서도
모든 영역에서 어쩜 그렇게 다 쫀쫀해진 거냐고 말한다.
두쫀쿠 같다며 놀린다.
워낙, 친한 사이라
"지금 그 말, 나 욕하는 거죠?"
라고 웃으며 받아쳤다.
꼼꼼하면 좋겠지만
사실, 나는 꼼꼼하지도 않은 사람이다.
완료한 보고서도 오탈자도 많고
잊어버리고 허둥대기도 한다.
허술한 내가 쫀쫀해졌을 리는 없다.
오래전 나는, 나 자신을 무척 헐렁한 사람이라 느꼈다.
허술하고, 실수도 많은 사람.
게다가 허허 웃기만 많이 하니, 사람들이 대하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엄격하고 빈틈없는 이미지가 되고 싶었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쫀쫀해졌다는 말이, 내가 그동안 되고 모습에 가까워진 건가 싶어 어느 정도 성공한 건가 싶기도 하다.
쫀쫀함이란 밀도가 높고, 디테일을 잘 챙기고, 세심하게 업무와 사람들을 챙긴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정확한 건 직원들에게 직접 들어봐야 알겠지만)
하지만, 쫀쫀함이란 보통,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중요한 원칙과 방향보다는 너무 세부적인 것에 집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또 한 번 나를 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도 집착하고 신경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조금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삶에 꼼꼼함과 느슨함 두 가지 모두 있지 않으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균형을 잃고 만다.
바이올린 현 튜닝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
현이 느슨해지면 소리가 이상해진다. 과하게 조이면 현이 끊어진다.
적당하게 조이고 풀어주기도 하며 아름다운 소리를 찾아야 한다.
이렇듯 삶에 적절한 긴장과 여유가 필요하다.
너무 꼼꼼하고 쫀쫀하기만 하면 당사자도, 주변 사람들도 피곤해질 수 있다.
작은 디테일까지 챙기다 보면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되고 전체적인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 사소한 오류나 불완전함을 지나치게 신경 쓰다 보면 큰 그림을 놓치거나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빠르게 적응하기보다 계획과 기준에 집착해서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게다가 자유로운 발상이나 새로운 시도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반해 너무 느슨해지고 게을러지면 결과가 나오지 않고 완주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해야 할 일을 미루다 보면 계획한 일이나 목표를 이루기 힘들 수 있다. 약속이나 책임 등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귀찮아, 어려워'를 말하며 좋은 기회들을 날려 버릴 수도 있다. 새로운 경험이나 배움에 도전하지 않게 되어 발전이 멈출 수 있다.
결국 지나친 느슨함은 편안함을 주기보다 활력과 가능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
결국, 꼼꼼함과 느슨함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해야 한다.
삶은 꼼꼼함과 느슨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여정이다.
균형을 잘 잡아가고 있는지,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