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라 글쓰기 19기]
"오잉?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지하철에 내려 걷는 아침 출근길, 아파트 단지 사이 벚꽃이 환하게 피어서 나를 반긴다.
벚꽃을 볼 수 있으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반갑다.
경기북부에 사는지라, 서울보다는 2-3도 온도가 낮고
그러다 보니 꽃 개화시기도 매년 늦다.
서울로 출근하는 덕분에
봄을 조금 더 빨리 만날 수 있다.
양주에 돌아오면 봄을 더 오래 누릴 수 있다.
주말이 지난 사이, 봄은 이미 물결처럼 퍼져 있었다.
개나리, 산수유, 목련을 마주하며 환하게 인사를 건넨다.
걸음을 멈추고 사진에 담는다.
아침 일찍, 봄꽃 선물은 하루를 환하게 열어주었다.
오후 세 시, 업무 메신저에 알람이 떴다.
인사부서 담당자의 메시지였다.
2026년부터 장기근속 포상 대상 선정 기준이 바뀌어, 과거 육아휴직 기간도 근속연수에 포함하는 것으로 변경됐다고 한다. 덕분에 추가 대상자가 되었다.
19년 차 직장 생활이지만 육아휴직과 일반 휴직까지 4년을 한 터라 아직도 15년 차 근속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오예! 15년 근속 포상 대상자가 되었다.
근속 포상자가 되면 2주 근속 휴가와 소정의 상금이 따라온다.
예상치 못한 기쁨, 예기치 못한 선물이었다.
또 하나의 놀라움은 책에서 찾아왔다.
네이버에 내 개인 저서 『나를 먼저 안아주기로 했어』를 검색했더니, 책 표지에 ‘베스트셀러’라는 표기가 붙어 있었다.
사실 몇 권 안 팔린 걸 알고 있는지라,
베스트셀러가 무슨 기준인지 납득하기는 어려웠지만, 신간 도서에게 주는 특별 혜택인가 보다.
주일은 142위에서
오늘 검색해 보니, 122위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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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주 목요일, 출판사에서 알려준 판매 부수는 26권.
책을 내면서 농담처럼 1권이라도 팔리면 다행이지 했었는데,
실제로 50권도 팔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허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뒤집어 생각해 보니 내 책을 사준 26명의 독자가 있다는 사실이 더 소중하다. 또 하나 기대하기는 주말 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사주었으니, 150위 안에 들지 않았겠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하지만 기대를 내려놓으면 예기치 못한 순간이 선물처럼 찾아온다.
벚꽃을 볼 거라는 기대가 없었기에 벚꽃을 만나니 더 반가웠다.
장기근속 포상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기에 더 반가운 소식이었다. 책 판매가 적어 실망스러웠지만 '베스트셀러'라는 표기가 붙은 순간 격려와 위로가 됐다.
기대를 내려놓으니
주어진 순간을 선물처럼 받아들일 공간이 커진다.
그저 오늘 주어진 순간에 감탄하고 기뻐하는 하루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삶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