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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망캐

by 애기포도


네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다면 엄마는 죽을 수도 있어.





어딘가에서도 비슷한 걸 봤다.

아픈 자식의 불치병을 본인이 평생 느껴 온 모든 행복과 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어머니의 글.

물론 나는 이런 것에 감동받는 효자는 아님. 불효자는 웁니다 흑흑!하는 스토리도 아님.


사춘기 이후로 빈말이라던지 형식적으로라도 낳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내 삶은 병들어있고 실제로도 고장나 있으며 고되다. 영원히 평범하거나 안녕할 수도 없고 기질적으로 우울함마저 타고난 정병인간이다.

은은하게 웃긴 척은 많이 하는데 태생이 긍정적이고 밝은 이들의 명랑함은 흉내 내려고 해도 안 됨.



일단 남들이 누린다는 평범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아무도 가지지 못한 실체 없는 이상을 부러워한다.


엄마는 왜 그런 말을 했지?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가정한 소리에 감동받거나 눈물 흘리고 싶지는 않다. 그런데 망캐의 엄마가 가엾어서 눈물이 잠깐 남.

엄마는 탓하고 원망할 사람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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