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손호준, 봉효민
봉준호 감독의 아들인 봉효민 감독의 단편 웹무비 결혼식입니다.
감독: 봉효민
성훈: 손석구
지환: 손호준
성훈 신부: 조혜주
성훈과 지환은 고등학교 동창 친구사이입니다. 영화는 성훈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인파 속에 섞여 분주히 걸어가는 지환을 비추며 시작합니다.
지환이 도착했을 땐 이미 결혼식이 끝나 단체사진 촬영 중인 상태였습니다.
동창들은 어색한 수어로 지환과 형식적인 대화를 나눕니다. 지환은 청각장애인입니다.
자막은 단어 순서를 조금씩 바꾸어 표기합니다. (ex:캠릿브지 대학교)
한글에 익숙한 관객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읽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글이 아닌 수어를 사용하는 지환에게는 손가락 동작이 어색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사실 지환은 성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온 것입니다.
유일하게 대화가 통했던 동창, 성훈과 완전한 둘만의 언어로 하고 싶은 말이요.
(성훈의 수어 자막만 어순이 바뀌지 않습니다.)
연락 없던 동성 친구의 결혼식에서 다짜고짜 고백.
뜬금없습니다. 하지만 단편영화니까 ㅇㅇ
그리고 당시 지환이 자신을 좋아했던 것을 알고 있었다는 뉘앙스의 담백한 대답.
(다행히 신부는 못 알아들음)
‘친구지, 다 알고 있었어.’
지환은 동성애자입니다. 성훈은 아니었고요.
내 감정이 상대방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것이었을 때,
또 ‘특별한 관계라고 믿었다.’+ ‘그건 착각이었다.’를 깨달은 뒤 오는 허무와 상처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니까 호주니 안쓰럽고 애절하지 넘의 결혼식에서 그러면 민폐입니다.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으며 썸씽도 없이 겉보기에 그냥 언어 통하는 동창이었습니다.)
다 알고 있었다는 성훈의 대사에 자막은 안 달렸지만 입모양 읽을 줄 아시는 분은 다 알아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또 실제로 제가 아는 후천성 청각장애인 분은 수어 안 하고 구어를 너무나 유창하게 하시더라고요.
봉효민 감독의 ‘결혼식’은 유튜브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러닝타임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개연성이 조금은 친절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알고리즘에 떠서 봤는데 저는 괜찮게 봤습니다.
https://youtu.be/LvIlWrthpqM?si=yqfMhYKCNlZ4MyDE
장르: 멜로/로맨스/퀴어
러닝타임: 21분
전문의 출처는 제 개인 블로그입니다. 브런치에도 공간이 생겨 함께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미천한 글을 귀하신 분께서 읽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