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지쳤다. 할 만큼 했다.

by 애기포도

기대



마음 한편으로는 그런 말을 기다렸다. 그만 하자는 말을.


썩 대단한건 아니라도 그런대로 잘 사는 집의 막둥이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평범한 회사원이었고 그럭저럭 평범한 가장이었을 거다.


그랬지만 지금은 거친 손에 거친 일을 닥치는 대로 하면서 사는 늙은 남자일 뿐이다. 낡은 옷과 흰머리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나이 말고는 지위도 없고 젊은이들이 공경할 만큼 품위 있는 어르신도 아닌 그냥 나만이 사랑하고 나만 사랑하는 내 아버지. 아빠.



이상하다 다 내려놨으면서 이상하게 포기하고 죽자는 말은 안 한다. 악착같아.

내가 이쯤했으면 그만 아프고 싶다고 드러누워서 창피도 모르고 앙앙 울어도 절대 내가 원하는 대로 들어주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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