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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ki Jul 09. 2023

잘 하는 짓인지.


글 올린 지 4시간 만에 자다 깼는데

사실 세컨드 잡의 일상을 이야기하고

바로 잤다. 잠이 살짝 안 와서

유튜브를 켰는데. 목숨 걸고 봤다.

왜냐고 다음날 새벽 4시? 4시 30분에 일어나야

6시까지 스타벅스로 출근할 수 있어서이다.

나도 솔직히 이게 잘하는 짓인가 의문이긴 해...

어제 고된 노동 강도로 인해 다리가 부서질 듯 아프긴 한데...

그냥 해야지 뭐. 뭐 별 수 있나.

어제 집 가는 데도 빡세지만

출근도 빡세네.

아 오늘은 스벅에서 일하고 조금 쉬었다가

세컨드 잡을 한다.

6~2시 30분, 4시 30분~11시

이렇게 말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집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다니는

36번이 24시간 버스에 스타벅스 근처까지 간다.

런던에 있으면서 좋은 점은 24시간 버스가 다닌 다는 것이고 10~20분 동안 걷는 것은 근처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5시가 되니 36번 버스가 도착했다.

아... 피곤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버스를 탔고.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제법 타있다.

그리고 난 잠을 청해야 하지만 글부터 쓰고 있으니

썩 글 쓰는 게 재밌나 싶다.

그렇게 지나가다 Vauxhall station 정거장에 평소에는 탈 일 없는 젊은 애들이 탔는데.

뭐지?... 하면서 10초 생각하다.

아!... 클럽 끝나고 이제 집 가는 거구나 싶었다.

시끄러울 거 같아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비교나 티 노래를 틀었다.

영국도 그렇고 외국은 셰어하우스 생활이 일반적인데.

방음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거 신경을 안 쓰고

연인과의 밤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모텔은 없고 호텔은 비싸니 말이다.

또한 방음 신경 썼다간 연인과의 육체적 사랑은

꿈도 못 꾸고 말이다.

그 젊은 친구들은 Victoria station에 내렸다.

그나마 다행인가? 싶었다.

그래도 Victoria는 딱 반 정도 남은 거리라서

그 남은 거리는

조용하게 갈 수 있다는 신호라서이다.

패딩턴 스테이션을 지나가는데

왜 아... 곧 도착이구나가 생각났다.

시계 아저씨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 데 하는

멍한 생각을 가지면서 말이다.

내가 밤을 새운 것도 아닌데.

버스에 내렸는데 날 샌 거 같은 느낌이다.

오전 5시 35분...

이게 맞나? 싶을 정도의 날이다.

너무 밝다...

그리고 출근을 했다.

이것저것 하면서 준비하는 데

오늘은 또 메뉴보드가 안 켜지냐...

그래서 난리를 치는 동안

오전 출근자들 출근...

그리고 뉴비들이라 피곤한 상태로

이거 이거 해야 한다고 알려주고...

6시 30분이 되고 오픈했다.

뉴비를 데리고 뭔가를 하려니 신경이 다 쓰이더군

7시에 한국인 스텝이 오지만 시원찮다...

좀 믿음직하면 좋으려만

슈퍼바이저는 믿음직한 바리스타 한 명만 있어도

할 만에 질 텐데.

내가 아직 다른 사람을 못 믿어서 일지도.

내가 정신을 못 차려서 9샷의 에스프레소와 얼음을 담았다.

담고 나니 아이스 아메리카노 저리 가라였다.

쓴맛에 그저 얼음 잔...

정신이 확 들었다가 일하다 보니 피곤해지는 건 똑같아졌다.

그러고는 8시 30분까지 발주를 넣어야 해서.

7시 50분쯤 내려갔다.

그렇게 내가 발주를 넣고 있는데...

응?? 일반 우유가 65개??

뭐 주문이 잘못된 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같이 일하는 형이 요새 바빠서 좀 넉넉하게 넣었다고 한다

하지만 65개라니...

나는 거기에 걸맞게 10개만 주문했다.

그리고 음식들도 다 줄이고 하느라 정신없었다.

내일은 그래도 확 줄겠지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10시 30분 같이 일하는 애들을 하나하나

30분 휴식을 보내고

12시 45분에 내 휴식을 시작했다.

오늘은 오트밀과 아몬드 크루아상이 내 밥이다.

오트밀은 유명하지만 막상 먹을 일이 잘 없는데.

막상 먹어보면 우리나라의 타락죽과 비슷하다.

여기에는 꿀을 넣는 게 맛있다 정도가 내가 알려줄 수 있는 범주다.(다른 건 시도 안 해봤기에)

그렇게 밥을 먹고 15분 정도 자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5분 정도 자니 무함마드라는 친구가 내려와서

'로키 딜리버리 왔어'

아까 그 우유 65개가 왔다는 것이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나 10분 뒤에 올라갈게'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이

'우유 넣을 곳이 없어'

라는 말이다.

별 수없이 올라가서 배달 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이래저래 하다 보니 벌써 2시였다.

그리고 우유를 다 넣고 보니 2시 25분.

2시 30분에 마치는 나는 내가 해야 하고 오후 근무자에게

인수인계를 했다.

오후 근무자가 어제 발주 넣은 사람이라.

왜 이리 많이 주문 한걸 둘째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 주스를 빼고 그 자리에 우유를 넣었다.

물론 이게 당연한 수순은 아니지만.

일단 그나마 저장식품인지라

나중에 자리 나겠지 하면서 뺐다.

그리곤 사무실로 내려와서.

잠깐 일요일 주문 넣을 거 보고

쉬었다.

3시 30분... 출근을 하기 위해 다시 움직일 시간.

남은 커피를 마시고

커피의 탄 맛이 내 목을 간지럽혀 썩 좋지 않지만 잠을 깨우기엔 좋은듯하다.

그리고 어제 일한 곳으로 다시 출근한다.

스타벅스랑 세컨드 잡이 있는 곳은 지하철 타고 나서 조금만 걸으면 금방 도착한다.

다만 그 가는 길이 귀찮을 뿐

조금 TMI 이긴 한데 영국에서는 지하철을 서브웨이라고 하지 않고 언더그라운드라 하며, 튜브라고도 한다.

튜브를 타고 가면서 마케팅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나를 어떻게 마케팅할까 생각하면서 간다.

옥스퍼드 서커스 역에 내려서 걸어가는데, 나는 이 길 자체를 좋아한다. 왜냐고?

리버티 백화점을 지나쳐 가거든.

꽤나 영국스러움을 보여주면서 내가 크루엘라 마냥 예술을 아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좋다.

그리곤 다른 직장에 도착

가는 동안 자전거를 타면서 투어하고 그러면서 맥주를 마시는 팀을 봤다. 저게 얼마 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쯤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하기엔 좋을 것 같다.

출근해서는 이리저리 분위기를 살피다가

흐름에 끼어들어가기로 했다.

오자마자 나보고 밥 먹었냐고 물어보는 스텝.

나한테 잔소리를 하지만 그래도 은근 잘 챙겨준다.

그리고 5시쯤 되어서 지하 청소 및 준비를 했다.

토요일 치고는 손님이 적었고.

생각보다 그리 바쁘진 않았다.

다만 10시 이후에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서

어느새 11시...

뭐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래저래 정리하고 하는데

밑에서 메뉴판 바꾸라는 사장님의 한마디.

마음속으로는

하... 망했다...

였지만 겉으로는 네~ 어쩌겠는가

나는 주급쟁이인걸.

그렇게 지하에서 메뉴판을 갈고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튜브를 탄 뒤

36번이 서는 정거장에 내려서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데...

이미 12시 15분... 집 도착하고 하면 3시간 자고

출근이다.

나 자신 이번 한주 수고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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