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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ki Jul 10. 2023

돈독 오른 자의 책임감

결국 새벽 1시에 잤다.

내가 집에서 앉아서 자다니

어지간히 피곤했나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침대에 등 뒤에 이불은 둔 뒤 비스듬히 앉은 상태에서 글만 올리고 그 상태로 잤다.

심지어 불도 키고 잤다.

나는 내가 알람을 못 들을 줄 알았다.

그런데 새벽 4시쯤 되니까 알람이 울리고 나는 누군가가 나를 툭툭 건드린 듯이 깼다.

비몽사몽하면서 아... 30분은 더 잘 수 있겠다.

하면서 그 상태로 쪽잠을 25분을 더 자고 일어났다.

그리고 30분이 되었길래 어떻게든 침대를 벗어나려 했는데 쉽지는 않더라.

그렇기 4시 36분... 몸을 어떻게든 침대를 벗어나 일으켜 세웠는데 다리가 너무 땅겼다.

근육통은 아니고 그래 땅겼다가 맞는 거 같다.

그리고 죽을 거 같다가 아니라. 진심 오늘까지 투잡이었으면 디질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뒤로하고 일단 씻고 버스를 타러 나갔다.

오늘은 꽤나 쌀쌀했다.

영국의 여름은 6~8월까지 매달 1주일 동안 미친 듯이 덥다가 다음엔 쌀쌀하다. 내가 겪은 바로는 굳이 여름 옷을 살 필요가 없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폰을 잠시 만지작 하니

36번 버스가 왔다.

지친 몸을 이끌고 버스를 타자마자 2층으로 올라갔다.

Vauxhall staition 쪽에 되니 사람들이 또 엄청 탔다.

2층에도 여럿 올라왔는데

내 뒤에도 두 사람 앉았다.

익숙한 풀 내음이 내 코를 스쳐가는데 그다지 좋지는 않다. 왜 버스 안에서 풀 내음이 나냐고 물으면 대마 냄새다.

버스 안에서 대마를 피운 건 아니지만 어디서 그 냄새가 베온 듯하다.

버스를 얼마나 탔을까 노래를 들으면서 가니

내려야 하는 타이밍이었다.

스타벅스에 도착해서 문 열고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있다 보니 오픈 조 2명이 도착했다.

일요일은 일주일 동안 써야 할 것들을 주문 넣어야 하는 날이라 일을 하면서 밑에서 계속 주문 넣어야 했다.

카운팅도 있어서 적당히 맞출 필요가 있다.

그러다가 중간중간에 바빴는데

나는 나대로 바쁘고 위에는 위에 대로 바빴다.

그래서 내 판단 미스로 8시 20분쯤 해서 10분씩 휴식을 보냈는데

조금 바쁜 나머지 인원 부족의 느낌을 체험해버렸다.

그래서 머신 두 개를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 커피를 만들어 내는 이적도 만들어 내고 말이다.

그렇게 다 쉬고 나니 9시에 새로운 직원이 왔다.

아... 하면서

내가 해야 하는 작업들을 마저 하고

나는 10분 쉬러 갔다.

영국의 스타벅스는 유급 휴식 10분 무급 휴식 30분이 있다.

오전 조는 오전 10분을 먼저 보내주고

뒤에 30분을 보내는데

30분짜리는 10시 30분부터 보통 보낸다.

나는 쉬고 있는 데 갑자기 한 명이 내려와서

'로키 쉬는데 미안한데 포스기가 이상해' 그래서 무슨 큰일인가 싶어서

올라가니

누군가가 리펀드 모드를 터치해서 생긴 문제였다.

그리곤 다시 근무 시작...

왜 내 휴식은 그리 녹녹하지 못한 것인가 이 생각 하면서

중간중간에 생각나는 것들을 막 넣었다.

보통 일요일은 바쁘긴 한데

매니저가 근무를 이상하게 짜서 인원 배치고 힘들고

동시에 새로 들어온 직원이 자기 마음대로 하려 해서

통제를 하려 해도 안되길래 그냥 반쯤 포기했다.

그 친구는 뭐가 어때서 너네가 안 가르쳐 줬잖아.

말 안 해줬잖아 식으로 이야기하길래.

열받아서. 마음 같았으면 꺼지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너무나도 싫다...

그 친구는 일하기 싫은 티를 많이 내지만.

이게 일하기 싫은 티도 싫은 티지만

뭔가 틱틱 거린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날은 손님이 많지는 않았는데.

한꺼번에 주문하는 배달이 많아서 그걸 쳐내느라 바빴다.

그렇게 하고 나니

10시 30분이 되니 하나하나 30분씩 보내다가

9시에 출근한 친구와 10시에 친구는 중간에 10분 휴식을 보냈다.

휴식들을 다 끝내고 나니.

퇴근까지 한 시간만 남았다.

그 시간 동안 정리를 채울 거 채우고 음료를 다했다.

그렇게 하고 나니 퇴근시간이 되었고

나는 그렇게 미술 전시회에 갔다.

정확하게 말하면 신인 작가들 갤러리 전시회가 맞는 것 같다.

미술 작품을 사고팔 수가 있으니 말이다.

가게에서 튜브를 타고 9분이면 충분했다.

이번에 갔던 전시회는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뭔가 영감을 주는 느낌도 적었고.

파인아트 위주가 많은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적었다.

확실히 전 세계 갤러리 전시회 때가 내가 봤던 전시 중에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나마 나에게 영감을 주는 미술 작품을 하나 사고

나와서 뭐 할까? 집에 갈까 하다가.

데카트론에 들려서 8월에 시작할 카미노길에 필요한 물건들 가격을 살짝 봤는데 저렴하더라.

영국에서 알게 된 친구에게 아무 생각 없이 전화했다.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마침 자기가 다른 친구랑 헤어지는데 잘 되었다 하면서

베터 시 화력 발전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베터 시 화력발전소에 가는 데 진심 배가 너무 고파서

길거리에 파는 핫도그를 먹었다.

외국에서 먹는 핫도그는 한국에서 파는 나무 막대기의 소시지 꽂힌 게 아니라

길쭉한 빵에 소시지를 넣은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아는 그 핫도그는 외국에서 콘도그 또는 K-hotdog라고 불린다.

친구가 조금 늦을 것 같다는 말에 그러면 저녁을 사라고 했고

발전소 안에서 이것저것 보면서 기다리다 보니 친구가 도착을 했다.

친구 보고 뭘 먹을래 하면서 고민하다가 너무 비싼 건 그런 거 같아서 LEON에 갔다.

LEON이라는 가게를 사실 처음 가보는 것이긴 한데.

뭘 먹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쌀이 들어간 음식을 서로 고르는데 음료 중에 너무 궁금한 것을 골랐다.

음료 중에 CBD 성분이 들어간 것을 골랐는데 이게 아는 사람만 아는 걸로만 하겠다.

나는 잘 몰라서 말이다.

밥이 나오고 음료랑 같이 먹는데...

이때 갑자기 몽롱해지더니 참아왔던 잠이 갑자기 몰려오더라.

그래서 친구한테 잠시 양해를 구하고 20분 정도 푹 잤다.

그러고 나서 친구와 같이 뭐 할래 하다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친구랑 서로 본인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도 한국 빨리 갈 거라는 소리를 하길래 구라 좀 그만 치라는 의미로

입벌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니 왜 웃는지 모르겠지만 그 단어 꺼낼 때마다 웃더라.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친구랑 같이 이렇게 마무리하기는 좀 그렇다고 하길래

맥주 마시러 가자고 하고

근처에 있는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때는 나는 그냥 집 가고 싶었고, 친구는 더 놀고 싶어 하였지만

안된다면서 우리는 내일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설득했다.

그러고는 내가 산티아고 가기 전에 한번 만나자고 했다.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씻고,

글을 마무리 지으려 컴퓨터를 키니

그냥 피곤이 몰려와서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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