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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ki Jul 11. 2023

리바운드


3일 동안 무리하게 일해서 그런가.

피곤이 몸에서 가질 않는다.

정말 어제 마무리 지으려던 것도

오늘 일어나서 겨우겨우 했을 정도니 말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잠깐 카톡을 하고

침대가 너무 좋아 다시 한 몸이 되었다.

얼마나 잤을까?

자다가 와... 이대로 계속 잤다간 지각이겠다 싶어서

일어나니 9시.

미뤄두었던 빨래를 하고

어제 쓰려던 글을 마무리했다.

그러고는 친구랑 전화하는데.

친구가 자기랑 전화하는데 내가 글 쓴다고 뭐라 한다.

나는 짬 내서 어떻게든 올리려고만 하는 데 말이다.

그러는 동안 내일 스케줄을 다시 확인해 본다.

혹시 몰라서 말이다.

내일 푹 쉬려했지만

스케줄이 있으면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하... 화요일 푹 쉬려했는데 세컨잡에서

오후에 출근하라고 적혀있다.

돈이랑 밥값 줄여서 좋긴 하지만.

수요일 오전 출근하면 반작용이 심해서 쉬고팠다.

뭐 일단 그러려니 하고.

11시에 밥을 먹었다. 오늘의 반찬은 세컨드 잡이서 얻어온 치킨과

김치 그리고 숙주나물이다.

11시 30분. 밥을 다 먹고 빨래를 널고 친구랑 전화를 다시 했다.

이제는 누워서 말이다. 친구랑 맨날 전화하면서 본인의 일상을 들려주는데. 썩 부러운 인생이다.

그러고는 진짜 잠깐이라도 자야 할 거 같아서

12시에서 1시까지 잤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몸은 아직 노곤하고

출근은 하기 싫고

움직이기도 싫었다.

왜 2시 30분까지 출근인가...

직장 옮기고픈 마음이 그득그득했다.

아무튼 씻고 출근 준비를 하고 밖을 나왔다.

콜라 하나를 구매한 뒤 마시면서 갔다.

이건 뭐 소화용으로 마신다는 느낌이라.

큰 감흥은 적지만 그랴도 안 마시는 것보단 낫더라.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무조건적으로 이게 이득이니 말이다.

안 그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Nothern 라인을 타고 토트넘 코트 로드 역에 내려서

센트럴 라인으로 갈아탔다.

그러고는 가게에 도착 가게 도착해서

슈퍼바이저의 일을 시작하였다.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웬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작년 11월에 있었던 도난 사건 때문에 경찰에게 전화 온 것이다.

나는 뭐... 그때 생각하면 어이가 없지만.

심지어 나도 까먹고 있었다. 7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연락하다니...

뭐 이야기를 하는데 알아들을 수도 없고.

다시 신청하라고 하는데 다음 달에 영국을 뜨는 사람한테 무슨...

에효 하면서 일을 했다.

하... 우선 3시 30분까지 일하는 사람 하나

6시까지 일하는 사람 하나

8시까지 일하는 사람 하나

그리고 11시까지 2명

나를 제외하고 그렇게 움직였다.

뭔가 특별한 일을 없었다.

다만 같이 일하는 코브라라는 친구가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해서 문제지만

어떻게든 컨트롤하려고 했다.

그래도 맘처럼 되지 않는 게 함정.

그리고 4시 20분부터 시작된 휴식시간

오늘의 메뉴는 ham & cheese toasty와 아몬드 크루아상

내가 이걸 먹으면서 생각하는 게 진짜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글 루틴에 대한 알러지도 없고,

그렇다고 종교 때문에 내가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못 먹는 것도 아니며

꼭 할랄 음식이어야 할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정말 맛있는 걸 맛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진짜 알러지나 할랄 음식 때문에 질문해야 할 것들이 진짜 많다.

그게 너무 불편하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것들이다.

BTS 좋아한다고 이슬람이나 무슬림 친구들이 한국 온다고 하면 뜯어말리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한국은 할랄 음식이 그렇게 흔한 음식이 아니다 보니 먹을게 제한적이다.

게다가 웬만한 음식에는 다 고기가 들어가거나 고기 육수가 들어간다.

그래서 더 먹을 것이 줄어드는 것이 함정.

뭐 그걸 신경 안 쓴다면야 놀러 오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밥을 쉴 거 다 쉬고 배달이 와서 배달을 처리하는데

내가 전날에 진짜 적게 주문해서 일할 것이 얼마 없었다.

그래서 일을 적게 해서 좋았다.

일을 하고 나서 집에 가는데

오늘 어떻게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한.

그냥... 하루를 그래도 잘 보낸 내가 자랑스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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