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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ki Jul 13. 2023

까먹다.


새벽 2시

뭐 한다고 늦게 잤는 지도 모르겠다.

이상과 현실에 괴리감이 느껴져서인지, 아니면 무언가가 내 생각에서

벗어나지를 못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덕분에 2시간 30분 정도만 어떻게든 자고 일어나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씻고 이빨 닦고 출근했다.

아니 출근했다라기보다 출근하려고 노력했다.

진짜 너무 피곤했다.

버스에서 자고 싶었지만 사람이 너무 피곤하니 잠도 오지 않더라

그렇게 노래를 들으면서

어제 올렸어야 하는 글을 완성을 시키고

버스에 내려서 스타벅스로 출근을 했다.

스타벅스 출근을 하니 5시 40분.

나머지 스텝들은 출근하기 조금 이른 시간

무엇을 해야 하나. 내가 어떤 걸 해줘야 하나 하는 수많은 생각을 가진 채

그냥 몸이 움직이는 대로 움직였다.

케이스 냉장고 커튼을 거두고

오븐을 키며,

커피 머신을 작동시키고,

차를 만들기 우리기 위한 뜨거운 물을 받았으며,

그리고 식기세척기를 작동 시켰다.

위이이잉 하는 소리

커피 머신기는 일정한 소리로 나의 귀를 어지럽혔으며,

오븐의 예열 소리도 오늘따라 예민한 나의 신경을 살짝씩 건드렸다.

그러면서 슈퍼바이저인 내가 온도를 체크하며,

내가 해야 할 일을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는 대로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5시 55분

다른 스텝들이 하나 둘 출근을 하고,

각자 오픈을 준비하게 하면서, 나는 어제 온 물건들을 하나둘씩 옮겼다.

그리고 오픈 시간이 되자 각자 자리에 가서

손님들을 맞이하였다.

다른 스텝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동안 나는 발주를 넣었다.

금요일을 위한 발주이긴 하지만

목요일에 받는 물건들이라서 내가 받고 내가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주문을 넣긴 했는데

이게 많을지 적을지는 잘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넣었다.

그래도 평소보다는 많이 넣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넣었다.

그리곤 다른 직원들과 같이 일을 하는데.

뭔가 오늘따라 사람이 많아 보이는 줄 알았는데

사람이 많았다.

은근 신경 쓸 것도 많았고.

무엇보다 직원들 간의 근무 태도나 서비스에서

신경 쓸게 많아진다.

중간중간에 바빠지면 내가 끼이긴 하지만

대부분 다른 직원들이 다 했다.

나는 중간중간 교통정리만 해줄 뿐.

사람이 많아서 어지간하게는 다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내가 30분 쉬는 시간이 되었을 때

오늘은 베이컨 롤이라는 것을 먹었다.

음료는 에스프레소 8샷 with ice.

너무 피곤했다. 그리고 너무 버티고팠다.

사실 나는 변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나를 가학하는 느낌이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입안에 맴도는 탄 맛의 향이란 꽤나 담배 피우는 느낌이랄까?

내 목이 칼칼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렇게 다 쉬고 내가 할 일을 어느 정도하다 보니

벌써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사실 피곤함이 엄습해와서 정말 집에 가고 싶었지만

다른 카페도 한번 가보기로 했다.

이제는 조금 내가 영국에 대해서 느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보지 못했던 곳 내가 해야 했던 것, 그리고 한 번이라도 무언갈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와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먼 곳을 그리고 더 맛있다고 소문난 곳을 갔다.

coffeeology라는 카페를 갔는데 이건 해머스미스라는 곳 근처에 있는 카페다.

카페의 컨셉은 커피에 대한 이론적인? 그러면서 무언가 편하게 토론할 수 있는 느낌을 주면서

친구와 와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많이 주었고, 색감이나 조명에 대해서는 마치 뚫린 다락방 같은 느낌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차후에 따로 적어보도록 하려고 한다.

카페에 있으면서 웹툰도 보고 그냥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돼지 입이 된 나의 몸...

왠지 슬프지만 그래서 더 노력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머리가 아파지길래 집으로 가기로 했다.

너무 피곤해서 그렇다는 것을 몇 번 경험해 봤기에

빨리 가서 잘 수 있도록 움직였다.

가는 도중에 집에 김치가 있을 때 국수해먹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소면을 사고 졸면서 집에 갔다.

집에 도착해서는 냄비 2개에 물을 올렸다.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옷을 갈아입고

하나는 소면을 삶았고 하나는 혼다 시와 후추 그리고 치킨 스톡을 넣어서 육수를 만들었다.

그렇게 완성된 심플한 국수. 김치와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감칠맛이 돌면서 약간 짭쪼름한 맛이 나는 국수, 그리고 잘 익은 김치의 조합이란.

역시 나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인가 싶었다.

그러고 나서 씻고 잤다.

자고 일어나니 오후 10시...

요리 관련 웹툰을 보다가

영국에 한인 파인 다이닝을 가보 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솔잎이라는 곳에 예약을 했다.

인당 135파운드인데.

그래도 좋은 걸 먹어봐야 내가 좋은 게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아 내가 돈을 신경 쓰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

돈을 쓰면서 경험을 사려고 왔었지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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