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웃집 루시 Nov 29. 2022

그냥 해, 일단 해, 뭐든 해

생각이 많은 당신을 위해

나도 사실은 소심쟁이이다

걱정 때문에 늘 전전긍긍하고 밤에 잠도 잘 못 자는 소심쟁이이다. 같이 사는 가족들 걱정부터 시작해서 미국 가 있는 동생 걱정, 이직하는 회사 걱정, 큰 애 다이어트 걱정까지. 고민이란 고민과 생각이란 생각은 프리즘 스펙트럼처럼 다양하게도 한다.


고민이 100%라고 했을 때, 40%는 실제 일어나지 않는 일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한 걱정, 22%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사소한 근심 걱정이고, 4%는 어쩔 수 없이 직면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4%가 실제로 일어날 확률인데 그렇지 않을 확률 96%와 비교하면 무시해도 될 확률이란다. 그런데 그게 사람 마음대로 되냔 말이지.


생각이란 것은 나의 행동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때가 많다. 도전했다가 결과가 안 좋으면 어떡하지, 비난을 받으면 어떡하지 란 걱정부터 시작해서 지레 겁먹고 위축되어버린 적이 수도 없다. 결과를 미리 예측해버려서 시작조차 망설였던 때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기까지 아득바득 올 수 있었던 행동력은 어디서 어떻게 나왔을까.



1. 완벽하려고 하지 말자

유독 한국인들은 모든 것을 갖춰 놓고 시작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는  같다. 뒷산에 올라갈 때도 등산모에 등산화에 스틱에 선글라스까지. 여기가 뒷산인지 에베레스트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이렇게 아이템에 집착을 할까. 경쟁의식에 의한 서열 문제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효율성 합리성을 따지는 시대다. 뒷산에 운동화에 그냥 츄리닝 바지를 입고 가도 충분히 정상까지 오를  있다는  명심하자.

결혼도 마찬가지다. 집, 혼수, 부모님들 노후 때문에 결혼 포기자가 많이 생긴다. 모든 환경이 완벽할 수 없다. 일단 시작하고 나머지를 채운다 라는 마인드셋은 어떨까. 유튜버들도 일단 스마트폰으로 찍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유한다. 완벽하지 못해 시도조차 못 한하면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다. 일단 시작부터 해보자



2. 목표를 작게, 쪼개서 설정하자.

거창하게 하려고 하면 시작부터 힘들다.

운동 때문에 낑낑거리는 베프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제일 넘기 힘든 게 대문 문지방이라고. 사실 공감은 간다. 헬스장 가서 2시간 동안 운동하는 것보다는 집에서 스쾃 50개라도 해보는 것이다. 50개가 너무 많다면 10개씩 끊어서 30개부터라도 시작해 보는 것이다. 사소한 행동이라도 거기에서 오는 성취감은 충분하다. 작은 행동과 루틴을 통해 성취감을 맛보는 게 중요하다. 일어나자마자 이불 개기 운동이 핫하다. 성취감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존감을 높이는데 필요한 하나의 '장치'일 수 있다. 의식적으로라도 작게나마 행동으로 옮겨보자.



3. 의심과 두려움은 행동력을 가로막는다.

중도 포기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다. 취준 시기에 특히 이런 유혹이 많았던 것 같다. 탈락 탈락 탈락...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이 상황이 계속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겼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실패해도 그것은 시련이고 아쉬움이지 실패가 아니다.

굳이 실패라고 따진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실패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시도하여 실패하는 것이 낫다. 괴테



파워블로거를 꿈꾸는 친구는 블로그에 저장된 글만 120개가 넘는단다. 글로 써놓고 본인의 완벽주의 때문에 발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맛집 리뷰를 썼는데 그 사이 폐업한 가게도 있단다. 발행 클릭만 하면 되는데 완벽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썩고 있는 글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뭔가 시원찮아도 그냥 발행 버튼을 눌러 버린다. 조금은 뻔뻔한 자세로 그냥 해치워 버리자. 실보단 득이 더 클 것이다.



4. '아님 말고' 식의 생각도 필요하다. (이게 제일 중요)

함께 일하던 동료가 이직하기로 했단다. 서운한 마음과 고생에 대한 위로 차원으로 송별회를 해주고 싶었다. 초대하면 누가 올까? 싶었다. 원래 송별회를 하는 조직도 아니었고 나는 입사한 지 겨우 7개월밖에 안된 디자이너였다. 안되면 퇴사자랑 둘이서 송별회 하지 뭐 이런 생각이었던 것 같다. 고맙게도 초대한 멤버 모두가 다 참석해주었다. 송별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료가 주최자가 고생이 많다 고 격려를 해주었다.


'안되면 말지, 뭐'라는 말은 무책임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사실 뒷감당은 자신의 몫이다. 생각보다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편하게 도전하고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자꾸 맞고 부딪혀야 맷집이 생긴다. 그냥 그 맷집 키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박찬욱 감독님 가훈. 아.님.말.고



5. 행동력이 부족하면 외부의 힘을 빌려보자

'공개 선언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사람들은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면 그 생각을 끝까지 지키려는 경향이 있다는 심리학 용어다.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스(steven C.Hays)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목표 공개 여유에 따른 성적 변화에 대해서 실험한 결과 도출된 현상이다. 실험의 내용은 첫 번째 집단에는 자신이 받고 싶은 점수를 다른 학생들에게 공개하도록 하였고, 두 번째 집단에서는 마음속으로만 다짐을 하도록 했고, 마지막 세 번째 집단에게는 목표 점수에 대해서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는 첫 번째 집단이 다른 두 집단보다 현저하게 높은 점수를 취득하였고 아예 결심하지 않은 세 번째 집단 더 낮은 점수를 받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사람은 약간씩의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말로 뱉은 이상 책임지려고 하는 묘한 책임의식인 것이다. 이 부분을 역이용해서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엔 자소서 장래희망란에 '강연'을 꼭 넣는다. 나중에 되든 안되든 일단 뱉고 보는 것이다. 면접관들이 내가 나중에 강연을 했는지 안 했는지 추적 조사를 할 것도 아니고 못했다고 탓을 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말로 뱉었을 때 이 말에는 힘이 생긴다. 말로 뱉은 이상 책임지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기대해보자.



6. 뭐든 하는 것은 간절함이다

재수하는 아들이 올해는 성당에 가서 안수를 받아보겠단다.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한마디 해주었다. 그래 뭐라도 해봐.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박근혜 파울로 코엘료도 말하지 않았던가.


그냥 무엇이라도 해보는 거, 예를 들면 포트폴리오 화면이라도 일단 띄워보는 것, 유튜브에서 영어 관련 콘텐츠 하나라도 보는 것, 책은 사지 않아도 좋으니 서점에 일단 가보는 것, 사소한 것, 아무것이라도 좋으니 무엇이든 해보는 것이다. 오늘 안에 다 하려고 하지 말고 시작부터 하는 것.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사실 행동력이라는 건 스스로부터 나올 수 밖에 없는 내부적인 힘이다. 남이 시켜서 되는 것도 아니고 정신적인 의지만 가지고는 어려운 부분이다. 심지어 인간은 원래 편한 걸 추구하는 매커니즘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그냥 목표를 정했으면 이거 저거 생각이 들 때 그냥 빨리 움직여 버리자. 일단 하자. 연느님도 말씀하셨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일단 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