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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Aug 14. 2018

"대형병원 간호사로 일해보니  힘들 수밖에 없더라"

[인터뷰]


1부 : 대한민국 간호사로 산다는 것




김민경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저자

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간호사 인터뷰



"1~2년동안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일하는 임상 현실…1~2년차에 동기 절반은 없어지는 임상 현장"
"일반 사람들은 물론, 병원에서조차 간호사의 직업적 가치에 대해 제대로 몰라주는 현실이 가장 안타까워"
“간호 인력 부족 문제 및 간호 인력 이탈 문제.
 임상 현장에 대한 경험적 이해 없는 해결책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편집자]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지 가늠이 어렵다.

그럼에도 아직 변화가 더딘 곳이 있다. 바로 의료계이다.
특히나 간호사 업계는 여전히 구시대적 발상인 3교대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급변하는 세상이라지만, 간호 업계에서 변화는, 아직 요원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간호업이라는 그 직업적 가치와 중요성을 생각해보았을 때, 하루 빨리 변화하여야 할 곳 바로 간호 업계.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임상 간호사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김민경 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간호사는 앞으로 1~2년뒤 간호사 업계에도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간호사 업의 역사를 사계절로 보면 아직은 추운 이른 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2년 이내에 봄이 한 번쯤 오지 않을까 싶다.
간호사 스스로가 수동적인 편이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날이 적극적인 모습의 간호사들이 매체를 활용해 등장하고 있다.
 이미 간호사를 소재로 여러 곳에서 콘텐츠들이 생겨나고 있어
그 시기가 조금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나이팅게일은 죽었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제목이 인상적이다. 제목에 담긴 뜻은 무엇인가?

간호대학을 졸업하면서 누구나가 나이팅게일 선언문을 낭독한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실에서 나이팅게일은,
현존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것 쯤은 현장을 경험한 누구나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나 임상 현장을 목격하며 간호사라는 직업적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몸소 알게 되었는데, 그 직업적 가치와 중요성에 비해 아직 세상은 이를 잘 몰라주는 편이다. 사실 관심도 없다. 이러한 비판적 현실을 담기 위해 지은 책 제목이다.

- 방금 말한 것처럼 간호사 이야기는 일반인에게 아직 생소하다.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과 관련이 있는가?

 아까 말했듯이, 임상을 경험하면서 간호사가 하는 일의 가치와 중요성은 생각보다 대단했다. 이들이 하는 노고의 가치와 중요성을 사람들은 몰라주는 편이고 심지어 병원에서조차 이를 몰라주는 경우가 많다.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어떻게든 세상에 간호 일의 가치를 알려 나와 동료 간호사들의 고생을 세상이 조금이나마 알아주었음 하는 의미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운 좋게 출판사 이곳 저곳에서 연락이 왔고, 내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해준 곳과 함께 작업하여 여기까지 오게 됐다.

- 나조차도 인터뷰를 하기 앞서, 대형병원 간호사라고 하면 3교대, 주사 놓는 사람 정도로만 알고 있다. 심지어 의사 밑에서 일하는 사람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여럿 봤다. 이러한 이야기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실제 간호사는 의사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의사 만큼이나 남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나름의 전문가들이다. 무엇보다도 간호사는 의사보다도 환자의 생사의 순간과 가까이에서 환자들을 간호하고 있는 존재들이다. 임종의 순간까지를 함께하는 의료진은 간호사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몰라주는 사람들이 있어 참 안타깝게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3교대 근무라고 해서 사람들은 3교대 안에 규칙이 있는 줄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실은 완벽하게 불규칙적이다. 예를 들어, 나이트 근무를 하고 돌아온 아침에 자고 저녁에 일어나서 다음날 새벽에 출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불규칙한 3교대 근무로 인해 정규 운동 및 취미 강습 같은 건 꿈도 꿀 수 없다. 결혼해서 아이라도 낳아 키우려면... 상상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 병원은 실제 어떤 곳인가.

한 마디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곳이다. 특히나 중증도가 높은 병동일수록 환자는 물론, 의료진 또한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다.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환자들의 신음 소리, 가족들의 울음 소리, 각종 기계 알림음 등. 병원은 결코 고요한 곳이 아니다. 고요해야 할 새벽에 조차 병원은 예외인 경우가 많다. 이는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 상상조차할 수 없다. 그 곳에서 매일을 보내고 있는 의료진과 환자 및 환자 보호자들은 육체도 육체지만, 정신적인 부분을 더욱 어려워 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그랬고, 특히나 간호하던 환자가 임종을 할 경우, 흐르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던 일들도 많다. 간호사도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다.
병원은 그런 곳이다. 전쟁터이고, 드라마가 가득한 곳이다. 방송 드라마의 소재로서 계속해서 병원이 등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송에서의 드라마는 현실의 5%정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95%는 냉혹함으로 가득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2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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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ㅣ 에테르니 (www.aeter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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