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모른척 했을지도 모를 '어떤' 자욱들.
옷을 갈아입다 우연히 바라본 무릎팍엔 푸른 멍자욱이 있었다.
일하던 도중 쓰라린 느낌에 바라본 손가락엔 무언가에 긁힌 상처가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남겨진 이 두가지의 자욱.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나의 마음에도 이렇게 알지 못한 사이에 생긴 어떠한 자욱들이 있을 거라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 때론 누군가가 내게 비춘 표정
어쩌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가두었던 순간 혹은 작아져버린 채로 머무르게 내버려두었던 순간들.
혹여 여린 마음 들키고싶지 않아 그 순간들이 남긴 스크래치들을 나 또한 모른채 지내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냥 오늘은 인지하지 못하고 지냈던 크고 작은 상처들을 어루만져주고픈 날이다.
스스로에게 건넸던 '넌 소중한 사람이야-'라는 말을 다시금 다시금, 읊조려본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했던 한마디 혹은 순간의 표정, 행동이
그들의 마음에 어떤 자욱을 내지는 않았을까, 란 생각도 스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은 고개가 절로 흔들어지는 일이기에.
그래,
쉽사리 상처받는 '나'다.
쿨한척 애써 괜찮은 척 하는 '나'다.
둔해지려 노력하는 '나'다.
그럼에도 여린 '나'다.
그렇지만, '소중한' '나'이다.
그래서 잠시나마 '나'를 다독이는 글을 남겨본다.
괜찮다고, 모른 채 지나가고팠던 작은 상처들에도 눈길을 주기로 약속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