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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Oct 10. 2015

언제 멍이 들었지?

애써 모른척 했을지도 모를 '어떤' 자욱들.

옷을 갈아입다 우연히 바라본 무릎팍엔 푸른 멍자욱이 있었다.
일하던 도중 쓰라린 느낌에 바라본 손가락엔 무언가에 긁힌 상처가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남겨진 이 두가지의 자욱.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 나의 마음에도 이렇게 알지 못한 사이에 생긴 어떠한 자욱들이 있을 거라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 때론 누군가가 내게 비춘 표정
어쩌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가두었던 순간 혹은 작아져버린 채로 머무르게 내버려두었던 순간들.
혹여 여린 마음 들키고싶지 않아 그 순간들이 남긴 스크래치들을 나 또한 모른채 지내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냥 오늘은 인지하지 못하고 지냈던 크고 작은 상처들을 어루만져주고픈 날이다.
스스로에게 건넸던 '넌 소중한 사람이야-'라는 말을 다시금 다시금, 읊조려본다.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했던 한마디 혹은 순간의 표정, 행동이
그들의 마음에 어떤 자욱을 내지는 않았을까, 란 생각도 스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은 고개가 절로 흔들어지는 일이기에.

그래,
쉽사리 상처받는 '나'다.
쿨한척 애써 괜찮은 척 하는 '나'다.
둔해지려 노력하는 '나'다.
그럼에도 여린 '나'다.
그렇지만, '소중한' '나'이다.

그래서 잠시나마 '나'를 다독이는 글을 남겨본다.
괜찮다고, 모른 채 지나가고팠던 작은 상처들에도 눈길을 주기로 약속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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