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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orable Aug 19. 2020

아무튼 비건, 시작하기 1일 차

육고기 out

<아무튼 비건>을 읽고 오늘부터 육고기 out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꼭 이 책을 읽었다기보다는 그전부터 계속 고민하고 도전해 보려고 했지만 그러기엔 난 고기가 너무 좋다.

육즙이 줄줄 흐르는 고기의 쫄깃함과 숯불 위에서 구워내는 그 향긋함이란 이로 말할 수 없는 인생의 기쁨 중에 하나이다.


주변에 채식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지만 그들을 가끔은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힘들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내가 처음 채식을 하게 된 건 2년 전 대만, 아난다 마르가 생태 공동체에서 2주 정도 생활을 하면서 사실 반 강제적으로 채식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땅에서 난 음식 이외에는 먹지 않는다. 모든 재료들을 직접 기르거나 필요시에만 외부에서 구입한다. 모든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풀때기 요리였다.


하지만 대만의 채식은 달랐다. 채식의 편견을 깨뜨릴 만큼 맛있는 것 이 엄청 많았고 매번 밥도 늘 싹쓸이 해버렸다. '세상에 이런 채식이라면 평생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워낙 채식이 일상화된 곳이어서 그런지 요리들도 다양하고 맛도 각양각색이었다.

<아난다 마르가의 채식메뉴>


심지어 하루정도 디톡스도 했다. 다이어트의 목적보다는 하루정도 우리 몸의 독소를 빼주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침에 레몬과 소금을 먹고 점심 저녁에는 과일로 대체해서 먹었다. 내 인생에서 큰 망고를 들고 마음껏 뜯어먹을 수 있는 큰 행운이 있었지만, 삼겹살을 뜯고 싶은 간절함 또한 최절정에 달하였다. (삼겹살 굽굽)


공기 좋은 시골에서 지내서인지, 그곳에서 2주 생활 후 내 몸은 한결 가벼워진 거 같았다. 평소 소화가 잘 안되고 속도 많이 아팠지만 그때만큼은 몸이 가벼워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 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총 3주 정도 채식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도 나는 이 가벼운 마음을 유지할 테야! 돌아오자마자 채식을 선언했지만 (내가 못 할 줄 알았다) 2달 동안 대만 생활을 하면서 못 먹었던 것들을 마음껏 먹느라 모든 게 무너졌다. 곱창에 청하는 내 최애 메뉴! 그리고 난 그렇게 고기를 굽 굽 하며 지내왔다.


<아무튼 비건>을 읽기 시작하다.

시작하기: 완벽주의를 버리고

처음 비건을 하려고 하면 막막하다. 비건이 아닌 다른 종류의 채식을 해본 경험도 없다면 더 그렇다. 먼저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보자. 처음부터 앞으로 평생 비건으로 살아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시작할 필요는 없다. 딱 한 달만 해보자. 해보고 좋으면 계속하자,라고 가볍게 시작하자.  -<아무튼 비건>중 일부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용기가 생겼다. 그래 어차피 내가 뭐 대단한 걸 하는 것도 아니고 내 몸을 위해서 하는 건데 한 달 한번 시작해보지 뭐. 그리고 궁금했다. 1달 동안 육고기를 먹지 않으면 내 몸은 어떻게 변할까? 나의 입맛은 어떻게 바뀔까? 그 궁금증으로 지금부터 시작해본다.


비건이라는 말보다는 육고기 out이 더 맞는 표현인 거 같다. 달걀 유제품 등 고기육수도 먹을 예정이다.

오직 고기 덩어리만 먹지 않겠다. (그러기에도 많은 음식들이 아른거리지만...)


일단 매일 직장에서 급식을 먹는 나는 육고기 대체 메뉴를 요청했다.  

기존에 비 건하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거기에 가볍게 추가 한 정도이다.

비건도 밥 먹기 너무 좋은 환경이라서 참 다행이다.


아침은 단호박 주스와 떡, 그리고 점심은 해물 칼국수와 김치, 과일

지금까지 이렇게 먹었다.


한 달 동안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지금은 내가 잘 선언 한 건가, 에이 한 달인데 뭐 하는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육고기 out으로 한 달 살기,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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