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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orable Feb 03. 2020

딸에 대하여

사실은 엄마에 대하여

"혈육이고 뭐고 연을 다 끊어 버리고 싶어."


"다신 보기도 싫어."


그렇게 치가 떨리게 누군가를 미워했던 적이 있던가. 


나는 싸움이 싫은 사람이다. 싸움이 불편한 사람이다. 

되도록이면 평화를 원한다. 인간 관계에서든 무엇이든. 


하지만 부딪힘이 없을 수는 없다. 


중학교때 친구와 크게 다툰적이 있다. 

다툼이 있었다기 보다는 서로 오해가 있었고 잘 풀리지 않았다. 

그냥 난 같이 놀지 않는걸로 해결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냥 잘 한거 같다. 내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관계였기에. 


대학교때도, 한 친구와 지속적으로 관계가 좋지 않았다. 

어쩌다 네이트온 채팅방에서 봇물이 터졌다. 

불만을 얘기하고 불만을 들었다. 그리고 그럼 안녕 빠염. 

그렇게 지금까지 연락하지 않고 있다. 

이것도 잘 한 거 같다. 별로 풀고 싶은 친구가 아니였기에.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또 한번의 부딪힘이 생겼다. 

예전의 경험처럼 마음은 너무도 쿨하게 됐어 그럼 꺼져. 

그냥 인연을 끝는 것으로 맺음하고 싶었다. 

하지만 쉽게 그 끈을 놓기 힘들었다. 

가족이였기 때문에... 가족이 뭐길래. 


세대차이라고 포장하고 싶지 않다. 그 차이를 넘어선 인간과 인간 간의 존중과 배려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그런 기본적인 것들이 이루어 지지 않는것이 

가족이다. 


어쩜그리 다들 자기 이야기 하기 바쁜지. 이해되지 않는 근거로 그저 쏘아 붙인다. 

얼마전 <딸에 대하여>를 읽었다. 

엄마가 딸에게 다다다닥 "왜 넌 남들처럼 그렇지 않니"라며 딸을 비난했다. 

그 구절을 읽는데 너무 화가 치밀었다. 책 속으로 들어가 그 엄마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도대체 남들처럼 사는게 뭔데요. 그렇게 딸이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 말로 하지말고 그렇게 하고 싶으면 당신이 하세요. 왜 당신이 못한걸 딸에게 대리만족 하려고 해요. 당신이 희생했다고 말하는 인생 대리만족 해주려고 태어난 거 아니에요. 내가 못한 거 내맘대로 로봇처럼 조정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낳은 거 아니잖아요. 남들이 잘 살아보이는건 보고 싶은 것만 봐서 그래요, 그들도 보여주고 싶은 것만 밖으로 들어내는 거에요.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사정들이 있는데 왜 그걸 못보고 비교하고 집착하며 그 속에서 헤어나오질 못해요. 당신을 원망하며 저 세상으로 떠나야지 이제야 아 내가 왜 그랬지하며 후회할건가요. 그러기 전에 날 좀 가만히 둬요."


난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거지같은 포장이다. 

자신의 하는 행동이 폭력이 되는것이 두려워 애써 포장한다. 에이 사랑하기 때문에, 다 널 위해서 그런거야. 



사랑하면 그냥 귀 기울여 들어주고 존중하세요. 그게 사랑이에요. 

자식들 조종하는 리모콘 이제 그만 내려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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