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dorable Feb 09. 2020

사랑하세요, 옆에 있는 누군가와

결혼 그리고 동거

"그땐 그렇지"

"원래 다 그래"


흔히들 말하는 좋을 때이다. 결혼한 지 약 1개월, 동거한 지 10개월

그 좋을 때가 한 때가 아닌 영원할 수 있다는 것을 매일 느끼는 중

오지 않을 미래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 즐기는 일상이 소중하니깐.


'결혼'이라는 단어가 나에게는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줄줄이 결혼하는 친구들 결혼식을 갔다 와도 내겐 오지 않을 미래였다.

어릴 적 무척이나 궁금했었지, 난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이랑 결혼할까?

그 질문은 어느덧 "결혼할 수 있을까?, 왜 해야 할까"로 바뀌었다.


몇 안 되는 연애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지난한 영화 몇 편 찍고 나면 남는 건 불신과 지침뿐.

수많은 소개팅을 나가면 나갈수록 나가는 발걸음이 갈수록 가벼워진다. 그냥 갔다 오지 뭐

뭐 있겠어. 역시나 무수한 일회성 만남에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는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내게 더 이상 연애 따윈 없을 거라 생각했을 때

결혼 따위 개나 줘버려라고 술이나 마시고 있을 때

함께 그 술을 마셨던 사람.

함께 세상 한탄을 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 옆에서 날 웃게 만들어 주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연애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속 불신을 확신으로 만들어주고

평생 함께 하고 싶다는 게 이런 마음인가라는 생각을 해주었다.


처음 들어본 기분이다. 어색하지도 않고 큰 결심을 한 것도 아니다.

그냥 내 옆에 좋은 사람과 함께 평생을 하고 싶었다.


서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우리의 동거는 자연스레 시작되었다.

둘 다 집 계약 기간이 끝났고 이 비싼 서울 동네에서 새로운 집을 두 개나 계약한다는 건 돈 새는 일이었다.


함께 돈을 모으고 살 집을 알아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허탈하기도 하고 좋은 집을 보며 새로운 상상을 하며 행복하기도 하고 우여곡절 끝에 동거 시작!


쉽게 동거하지 마세요, 확신이 있다면 하세요. 같이 산다는 거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서로 다른 생활습관에 부딪힘이 있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배려와 존중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나를 이렇게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 내가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사랑하세요, 지금 옆에 있는 누군가와.




작가의 이전글 우리를 가로 막는 그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