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그리고 동거
"그땐 그렇지"
"원래 다 그래"
흔히들 말하는 좋을 때이다. 결혼한 지 약 1개월, 동거한 지 10개월
그 좋을 때가 한 때가 아닌 영원할 수 있다는 것을 매일 느끼는 중
오지 않을 미래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 즐기는 일상이 소중하니깐.
'결혼'이라는 단어가 나에게는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줄줄이 결혼하는 친구들 결혼식을 갔다 와도 내겐 오지 않을 미래였다.
어릴 적 무척이나 궁금했었지, 난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이랑 결혼할까?
그 질문은 어느덧 "결혼할 수 있을까?, 왜 해야 할까"로 바뀌었다.
몇 안 되는 연애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지난한 영화 몇 편 찍고 나면 남는 건 불신과 지침뿐.
수많은 소개팅을 나가면 나갈수록 나가는 발걸음이 갈수록 가벼워진다. 그냥 갔다 오지 뭐
뭐 있겠어. 역시나 무수한 일회성 만남에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마음을 비우는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내게 더 이상 연애 따윈 없을 거라 생각했을 때
결혼 따위 개나 줘버려라고 술이나 마시고 있을 때
함께 그 술을 마셨던 사람.
함께 세상 한탄을 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 옆에서 날 웃게 만들어 주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연애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속 불신을 확신으로 만들어주고
평생 함께 하고 싶다는 게 이런 마음인가라는 생각을 해주었다.
처음 들어본 기분이다. 어색하지도 않고 큰 결심을 한 것도 아니다.
그냥 내 옆에 좋은 사람과 함께 평생을 하고 싶었다.
서로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우리의 동거는 자연스레 시작되었다.
둘 다 집 계약 기간이 끝났고 이 비싼 서울 동네에서 새로운 집을 두 개나 계약한다는 건 돈 새는 일이었다.
함께 돈을 모으고 살 집을 알아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허탈하기도 하고 좋은 집을 보며 새로운 상상을 하며 행복하기도 하고 우여곡절 끝에 동거 시작!
쉽게 동거하지 마세요, 확신이 있다면 하세요. 같이 산다는 거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서로 다른 생활습관에 부딪힘이 있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배려와 존중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나를 이렇게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 내가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사랑하세요, 지금 옆에 있는 누군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