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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Mar 31. 2024

[시] 현기증 _ 고선애

네가 사라진 자리가 어지럽다

중심을 잡기 어려워 

넘어질 것 같아 

가는 길 양쪽에 구덩이가 깊이 패여

어지럼증이 일고 있다 


물가에 심긴 나무처럼 

튼실하고 든든했는데 


어둠과 바람이 커다란 짐승처럼 울부짖고

밤새 세찬 바람이 후려치듯 나를 흔든다


어느 길로 가도 불안하다 

나는 너로 

온전치 못한 존재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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