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 혜민
개인적으로 명언집이나 좋은 말씀을 열거하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은 낯간지러워 그런 것도 있고 서사와 인과관계가 없이 좋은 글귀가 가득한 책은 오히려 가슴에 와 닿는 감동이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좋은 말씀의 대부분이 너무 뻔한 경우가 많아 좋지 않게 바라보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일게 된 것은 하루하루가 너무 지치고 힘들어 위로받고 싶은 마음과 '완벽한 삶'이 과연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개인적인 화두 때문이었다.
'완벽'을 화두로 찾다가 우연히 접한 이 책은 한 마디로 생각의 단초를 던지는 책이다. 여러 말씀 속에서 부족한 자신을 자꾸 직면하게 해서 읽기 두려우면서도 읽는 동안 느껴지는 안도감에 계속 읽고 싶어 지는 책이었다. 그래서일까 가뜩이나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인 데다 상반되는 두 감정의 충돌이 더해지니 참 읽기 힘들었다. 정말 쉬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자꾸 곱씹고 생각하게 만들어 진도가 참으로 더디게 나갔다. 혜민 스님의 말씀이 정답은 아니고 뻔한 가르침일지도 모르지만 사막처럼 메마른 가슴을 적시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책에 서평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에 개인적으로 메모해 둔 글귀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참지 못하면 그동안 쌓아놓았던 것을 한 방에 다 날리고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어요. 어려움 속에서 인내할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1년 후면 다 잃어버릴 일들을 가지고 괴로워하면서 현재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집착은 '집착을 놓아야지'하는 생각으로 놓아지지 않습니다. 오직 그 집착의 끝에 어떤 고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통찰해냈을 때, 그 지혜의 힘으로 놓을 수가 있습니다."
"좀 바빠도 오늘은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자라는 의도를 내보세요. 그 선한 의도에서 나온 작은 행동들이 변화를 일으키는 단초가 됩니다."
"우선 우울한 느낌을 최초로 유발하고 계속해서 그 느낌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속시키는 에너지는 다름 아닌 나의 '반복적인 생각'이란 사실입니다."
"고요함은 마음에 주는 약과도 같습니다. 홀로 조용히 있을 때 자신의 중심을 되찾으며 내 안의 신성과 만날 수 있습니다. 고요함의 약을 스스로에게 처방하세요"
"정말로 미안하면 여러 번 반복해서 사과를 진정성 있게 하셔야 합니다."
"분노와 미움은 손상된 자아가 그 사람과의 경계선을 명확하게 긋고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일으키는 지혜로운 감정이다. 분노는 일종의 보호장벽과도 같아서 깨지고 부서진 자아의 상처가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 나름의 역할을 한다."
"사실 문제는 배우자가 아니고 내가 껴안고 있는 내 안의 상처입니다. 이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면서 싸움을 걸지 말고요, 자존심 내려놓고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내 부모가 그랬듯 당신도 나를 거절하고 떠날까 봐 무섭다고요."
"아팠던 기억, 인정받으려는 욕망, 괜한 자존심이 결합하면 관계는 엉망이 될 수 있습니다."
"생각에 너무 빠지면 실제보다 훨씬 나쁘게 상상하게 만들어요"
"부디 세상과 사회, 부모님이 세뇌해온 프레임에서 벗어나 내 길을 창조해 나가세요. 그게 성공입니다."
"지혜는 고요함에서 옵니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비주류 삶을 사는 외곽에서 일어나기 쉬워요. 주류가 정해놓은 규칙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도전하고 철학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일을 해버리세요. 시간이 지나면 또 저항하기 시작해요"
"완벽하게 한다고 한없이 붙잡고 있는 거 좋은 거 아닙니다. 완벽이라는 것은 내 생각 안에서만 완벽한 거니까요"
"삶 속에서 시련의 파도가 몰려왔을 때... 내 마음을 고요하게 바라보세요... 이번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현명한 사람은 먼저 상대방에 도움 줄 것을 찾아서 우선 감동시킵니다. 반대로 어리석은 사람은 무턱대고 부탁부터 합니다. 부탁하면서 누구를 안다고 하거나 의무감을 강조하거나 무조건 사정만 합니다."
"타인에 대한 관심은 없고 오직 자의식으로만 꽉 찼을 땐 우린 단절되고 불안하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상대가 별생각 없이 한 행동을 가지고 지레짐작한다. 그 지레짐작이 본인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투사한 것에 불과한데도 실제로 그럴 것이라 굳게 믿고 상대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음까지 연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