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갑작스러운 아이의 말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아빠는 그저 네가 행복하길 바래서, 네가 다치지 않길 바래서, 네가 건강하길 바래서 그랬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 데 도통 이해시킬 자신이 없어서였다.
텔레비전을 왜 오래 보면 안 되는지, 왜 올바른 자세로 앉아야 하는지, 왜 밥을 잘 먹어야 하는지, 왜 라면과 탄산음료는 지금 너희는 먹어선 안되는지, 왜 일찍 자야 하는지, 왜 도로에선 뛰어놀면 안 되는지, 왜 슈퍼에선 마음껏 과자와 사탕을 살 수 없는지, 왜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 건지...
왜 아빠는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안된다고 해야 하는 건지...도무지 이해시킬 자신이 없었다.
나조차 아이를 키우는 지금에야 '알게 된 것'일 뿐자라면서 '느껴보지 못한' 부모의 사랑과 배려를 우리 아이들이 알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아이들이 이만큼 컸음에 감사하고
아이들의 불만을 감수하며,
단순히 관리하고 보살필 아이가 아님을
함께 삶을 나눌 만큼 자랐음을 인정하며,
조금 더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주고자 노력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뿐인 것이다.
내가 나이 든 만큼 우리 아이들도 자란 것이겠지.
그럼에도 이 모든 '관심과 배려'가 '간섭과 독단'으로 받아들여지는 이 상황은 여전히 뒷 맛이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