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들른이 Jun 03. 2019

아이들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필요한 아빠, 원하는 엄마

아내가 당직근무인 주말, 혼자서 아이들을 돌보는 건 의외로 바쁘다.


밥 먹이고, 빨래하고, 어질러진 방을 정리하다 보면 의외로 짬 낼 틈 없이 시간이 빠르게 간다.

그렇게 집안일에 바쁘다가도 아이들 둘이서 잘 노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늦은 저녁 아이들과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던 때였다. 


이불 정리를 하는 옆에서 아들이 누나와 고릴라 흉내를 내며 재롱을 떠는 모습이 귀여워 보여 잠시 함께 어울려 줬다. 산만한 덩치로 고릴라 흉내를 내는 아빠를 보며 아이들은 깔깔대며 즐거워했다. 흥분한 아이들은 아빠를 타고 오르내리고 때리며 잠시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집안일에 지친 몸으론 아이들과 오래 놀아주기도 어렵다. 10~15분 정도 어울렸을까?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 즐거운 마음과 환한 웃음으로 함께 잠자리에 들던 때 딸의 한마디가 귓가에 꽂혔다.


"아빠랑 같이 노니까 너~무 재밌다. 오늘 하루 종일 심심했는데 제일 재밌었어."


하루 종일......

아빠는 너희를 위해 모든 시간을 보냈지만 정작 너희가 원한 건 함께 놀아주는 아빠였구나.

뭔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아빠가 되느라' 바쁜 하루에 만족했던 것이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가끔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아빠가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아빠가 되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이전 11화 '엄한 아빠'라서 미안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