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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른이 Jan 10. 2019

오늘부터 일기를 써보자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우선 지난 하루를 돌아보아야 하며 그 하루에서 남기고자 하는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직장인의 삶이란 것이 동일한 일상의 반복인 경우가 많다 보니


적을만한 것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면 뭔가 인생을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은 자괴감이 밀려와 괴롭다.


그렇다고 뭐라도 쓰고자 하는 마음으로 글을 이어나가다보면 왠지 모를 허탈감과 스스로를 속인다는 자각에 제대로 써지지 않는다. 하루를 마감하는 순간에 다양한 심적 갈등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해 한 해 떨어지는 체력에 지쳐버린 몸과 감기는 눈꺼풀을 붙잡고 일기를 쓰는 시간을 갖는 다는 것은 보통의 정신력과 체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은 따라오지 못하지만 마음만은 청춘인지라 이런저런 이유로 일기쓰기를 지나친 다음날 아침이면 기상하는 순간에 자신의 박약한 의지력과 체력에 괜한 한숨을 쉬게 된다.


일이 이지경까지 몰리게 되면 내 삶을 돌아보고 조금 더 나아지기 위해 쓰기 시작한 일기가 자신을 괴롭히는 스트레스와 심적 고통의 원인으로 변화가 되면서 차츰 바쁜 일상과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이유로 일기 쓰기를 멀리하게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시 일기를 쓰고자 마음을 먹게 되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다. 이는 어쩌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쳇바퀴 같은 바쁜 삶에서 꼭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일기를 쓰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글로 적는 시간을 갖게 되면 몇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우선 하루 종일 받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알게 되고 이를 직면함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을 글로 적으면서 나의 감정과 생각을 쏟아내다 보면 뭔가 개운한 듯 해소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 날은 좀 더 편안히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일상 속에서도 평소보다 분노가 잦아들고 짜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물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방향성은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일기를 쓰다 보면 하루를 반추하게 되고 거기서 자가반성과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되면서 조금씩이지만 자기개조와 변화의 계기를 얻게 된다. 같은 실수의 반복이 줄어들고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반성과 개선의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기를 쓰게 되면 하루를 보내면서 매순간 집중하게 되고 사고하게 된다. 허투루 흐릿하게 흘려보내기보단 나중에 이 순간에 대해 쓸 것을 대비해 주의 깊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일기 쓸 때의 사고가 다음날까지 연장되는 셈인데 이는 결국 내 삶의 깊이있게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람은 자신이 정말 원하고 열망하는 일을 위해선 약간의 희생과 어려움을 감수하곤 한다. 어린아이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키즈카페를 가기 위해선 부모의 무리한 요구도 잘들으려 하고 아무리 잠이 쏟아져도 설령 놀다가 잠이 드는 한이 있어도 잠을 참고 키즈카페를 들어서고야 만다.


결국 일기쓰기의 긍정적인 효과가 그 과정의 어려움을 얼만큼 상쇄시키느냐가 일기쓰기의 성공여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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