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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시간 May 09. 2023

우리 반, 신우

아이 같은 아이 

우리 반, 신우로 말할 것 같으면 아이 그 자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아이의 모습을 한 아이. 호기심이 많고 관찰력이 뛰어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어른들 눈에 보이는 뻔한 수를 쓰거나 머릿속에 여러 가지 계산을 하고 행동하지 않는 아이. 수업 중간에 순수한 눈을 깜빡거리며 가끔은 엉뚱한 질문을 하는 이 아이는 들킬 것 같은 거짓말은 애초에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를 한다. 밝은 표정에 맑은 목소리, 게임을 할 때면 얼굴이 빨개지도록 용을 쓰며 진심을 다해 응원을 하는 사랑스러운 아이, 신우. 신우를 보면 '사랑을 받고자란 아이는 이런 아이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든다. 또 이런 아이가 나에게도 그렇듯이 그 누군가에게도 사랑을 받겠구나 싶어 진다.


신우의 귀여움을 처음 발견한 건 "선생님, 저 포기해도 돼요?"라고 말했을 때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활동이 자기 수준에 비해 너무 어렵거나 하기 싫으면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그만할래요." "안 할래요." "하기 싫어요."라고 한다. 하지만 포기해도 되냐니! 그 물음이 너무나 또랑또랑하고 귀여워 몇 번이고 되물어봤다. "포기하고 싶어? 왜 포기하고 싶어? 포기라는 말은 어떻게 알았어?" 억지로 시키거나 할 의도는 아니었지만 내 물음에 "그럼, 포기하지 않고 한번 더 해볼게요."라고 말하는 신우. 


집에 있다가도 신우를 생각하면 가만히 있다가도 웃음이 새어 나온다. 빠진 이를 드러내며 웃는 모습, 밤톨같이 자른 머리카락, 워낙 말라 무슨 옷이든지 헐렁헐렁해 보이는 신우. 오늘도 신우가 무슨 이야기를 해줄지 기대가 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지 어제도 키즈노트로 사진을 잔뜩 보내주었다. 누나와 캠핑 간 사진, 롯데월드에 간 사진이 한가득이다. 조잘조잘하는 이야기를 들으러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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