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불행이 행운이 될 수 있는 이유 1

아들의 틱 장애 극복기

by 샤이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갔다.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말을 언제부터인가 1년에 몇 번씩하고 있는 나. 이게 바로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인가.

올해가 반이 지나갔다는 건 반이니 남았다는 것인데 나는 벌써 여러 일을 겪었다.


먼저 우리 아들 이야기부터 해보려 한다.

작년에 분리 불안을 겪었던 아들은 분리 불안이 채 낫기도 전에 올해 초에는 틱 장애가 왔다.

처음에는 어깨 틱부터 시작하여 조금 지나니 음성 틱까지. 나는 몰랐다. 이게 틱 인지. 그래서 아이를 혼내기도 하고, 아이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다. 이제 와 생각하면 너무나 미안하다.

반복되는 행동에 우연히 인터넷에 검색해 본 결과 틱 장애인 걸 알았고, 가만히 놔두면 금방 괜찮아질 줄 알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아, 결국 정신의학과까지 찾아갔었다. 다행인 건 아들의 틱장애 발병시기가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이었고, 다시 2학년이 시작될 때쯤에는 조금씩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모의 불안한 마음에 3개월 전부터 예약해 둔 정신의학과 상담을 새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야 할 수 있었고, 의사 선생님은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그렇게 심하지 않으니 이대로 낫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러나 음성틱과 운동틱이 같이 왔으니 완전히 낫기에는 힘들 수도 있겠다는 대답도 함께.


나와 신랑은 아이에게 증상이 심하지 않으니, 곧 나을 수 있다는 대답으로 바꾸어서 들려주었고, 그 대신 틱 장애에는 자극적인 영상이 좋지 않으니 당분간 핸드폰과 TV를 줄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어릴 때 틱을 낫지 않으면 성인이 되면 더 힘들 수도 있다고. 그리고 대신에 아들이 좋아하는 일본 만화책을 잔뜩 사주었다. 그렇게 아들은 핸드폰, TV와 멀어졌고, 그 시간을 만화책과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로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내기 한 달이 지났을까. 아들은 음성 틱과 어깨 틱을 모두 극복해 냈다. 난 틱이 없어졌다는 표현보다 아들이 극복해 냈다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했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나는 옆에서 지켜보았기에.

유난히 예민하고, 유난히 마음이 여린 우리 아들이기에, 이런저런 일을 다 겪고 지나가는 우리 아들. 하지만 또 씩씩하게 극복해 내고 마는 우리 아들이기에, 지금 이 경험들이 조금씩 커가면서 또 다른 장애물을 만났을 때 쉽게 굴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거라 믿는다.


참고로 아들은 그때 이후로 TV는 보지 않고, 핸드폰은 하루에 1시간 이상 하지 않는다. 그 1시간은 게임 조금과 나머니 시간은 메모장에 이야기를 쓴다. 그 이야기는 아직 본 적은 없지만 말이다.

가끔 그 메모용 핸드폰도 사용하지 않는 날은 과학 유튜브를 아빠와 함께 보긴 한다. 유일하게 아들이 보는 유튜브이다.


만약 아들이 틱장애가 그때 오지 않았다면, 그전까지 하루 종일 TV 만화를 배경음악으로 틀어놓고, 하루에 핸드폰을 2시간씩 정해놓아도 부족하다고 떼를 쓰던 아이가 과연 순순히 그 시간을 줄였을까?

세상일은 '이 일은 나쁜 일, 이 일은 좋은 일' 이렇게 한쪽 단면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이 일들을 나에게 어떻게 적용하고, 어떻게 활용하고, 혹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불행이 행운이 될 수도 있음을 또다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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