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불행이 행운이 될 수 있는 이유 2

메니에르병이 나에게 가져다준 습관들

by 샤이

20대의 나는 운동을 꽤 많이 했었다. 취직 준비를 하며 시작한 수영도 꽤 오래 했었고, 취직 후 수영장을 찾아다니기 여의치 않아 조금 쉬다가 집 앞에 있는 요가를 한동안 오랫동안 했었고, 노느라 바빠 요가를 쉰 이후에는 급격히 찐 살을 빼기 위해 한동안을 헬스장을 열심히 다녔었다. 하지만 이 모든 운동은 결혼 후 끝이 났다. 결혼 후에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운동'의 '운'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니 정확히... 10년 동안...


결혼을 하고, 출산하고, 육아를 해보신 분들은 이미 짐작이 가시겠지만, 그 10년 동안 나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없던 편두통이 생겨났고, 만성피로에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었고, 매일매일 비실비실하는 삶이 어느 순간부터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올해 2월 말, 듣지도 보지도 못한 병, 메니에르병이 찾아왔다.


아침에 일어나니 한쪽 귀가 먹먹했다. 비행기를 타고 이륙했을 때처럼. 그리고 몇 시간 동안 없어지질 않아 이비인후과를 찾아갔고, 이 병원 저 병원 다닌 끝에 마지막으로 간 큰 병원에서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명을 받았다. 한마디로 '귓속 멍멍함, 이명, 어지러움증'이 동시에 발생하는 귓병이다. 일단 스테로이드 약을 먹어야 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고막에 맞아야 한다는 병.

나는 일단 약만 먹고 버텼다. 그리고 이 병에 안 좋다는 내 사랑 커피를 끊었고, 짠 음식, 매운 음식, 당연히 술까지 끊었다. 그리고 콩이 좋다고 하니 두부를 자주 챙겨 먹을 자신은 없어 두유를 먹기 시작했다. 요가도 10년 만에 시작했다. 한마디로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가진 새로운 삶으로 탈바꿈한 것!


다행히 지금은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되어 귀는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다 나은 지금도 커피 섭취량은 이전보다 많이 줄였고, 술은 끊었고, 운동은... 사실 가끔은 하긴 한다. 그래도 두유는 계속 먹고 있고, 채소도 매일 먹기 위해 노력한다.

가끔 피곤할 때면 다시 귀에서 신호를 보내온다. 이제 그만 쉴 때라고. 그러면 난 잠을 늘리고 비타민제를 평소보다 과하게 챙겨 먹는다. 다시 또 이 병을 겪을 수는 없기에.


메니에르병이라는 병을 앓았던 3개월 동안 아주 불편했고, 아주 힘들었고, 아주 우울했지만, 덕분에 좋은 습관이 생겼고, 이 좋은 습관들 덕분에 내 몸을 더 잘 살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병의 결론은 나에게 나쁜 일만은 아니지 않았을까. 세상에 모든 일은 나쁜 일일 수만은 없다는 걸, 또 한 번 깨닫는다.

그렇다고 또 다른 병이 생기는 건 이제 그만해야겠다.



keyword
이전 06화때로는 불행이 행운이 될 수 있는 이유 1